274화 낙양산의 비밀
위군맥이 들여다본 밀서에 적혀 있는 것은 다섯 글자뿐이었다.
“낙양산, 역병.”
역병!
시대를 불문하고 역병은 모든 이들을 두렵게 했다. 특히나 지금처럼 명의가 없는 시기에는 한풍(*寒風: 겨울에 부는 차가운 바람)조차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데, 역병이라니!
“이것이 사실이라면 소천야가 왜 그들을 죽이러 갔는지 말이 되는군요.”
인장풍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소천야가 직접 떠난 건 입막음을 위해서가 아니라 역병의 전염을 막기 위해서였다.
물론, 입막음도 원인 중 하나일 수는 있었다. 만약 역병이 한창일 때는 모르지만, 역병이 지나간 뒤에는 조정에서도 낙양산 사건을 알 수밖에 없었다.
남궁묵이 일어나 말했다.
“낙양산에 가서 사형을 만나야겠습니다. 군맥, 장풍. 둘은…….”
“같이 가겠소. 혼자 그곳에 가면 소천야가 그대의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있으니. 장풍, 영주는 너에게 맡기겠다.”
위군맥이 남궁묵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위군맥의 말을 들은 인장풍이 사건의 심각성을 느끼고 결연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염려 말고 둘 다 잘 살펴 가게.”
위군맥의 결연한 표정을 본 뒤, 남궁묵도 그를 말릴 수 없을 것 같아 소리 없이 한숨만 내쉬었다.
* * *
한시도 지체할 겨를이 없는 두 사람이 곧장 말을 타고 낙양산으로 향했다. 낙양산은 영주에서 100리 떨어진 경계선에 있었다.
남궁묵 일행은 쉬지 않고 전속력으로 달렸지만, 이튿날 날이 어두워진 뒤에야 낙양산과 가장 가까운 마을 낙하전에 도착했다.
날이 이미 어두워진 데다, 그곳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섣불리 들어가는 건 위험했다. 결국 그들은 마을에서 하루 묵은 뒤, 날이 밝자마자 다시 떠나기로 했다.
작은 마을로 들어서자마자 이상함이 느껴졌다. 거리를 오가는 백성들은 평범해 보였지만, 남궁묵 일행을 따라온 자소전의 사람들은 바로 이질적인 기류를 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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