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8화. 붉은 옷의 사내 (2)
고약운은 자신이 벌레 동굴이라는 공간을 통해 서령 대륙에서 동악 대륙으로 이동하려 했던 것을 기억했다. 그러나 그 공간 속에서 벌레 폭풍을 만나 휩쓸리게 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고약운은 제 몸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며 살며시 눈을 떴다. 바퀴 소리가 들렸다가 금세 그치자, 그녀는 이곳이 마차 안이라는 걸 알아챘다. 어찌된 일인지 알 수가 없어 막막해하던 그녀가 속으로 물었다.
- 자사,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여긴 어디야?
그러자 영혼 속에서 자사의 앳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 벌레 폭풍을 만나고 혼수상태에 빠졌었어. 내가 널 데리고 떠나려 했는데, 갑자기 어떤 일행이 나타나서 널 구했어.
자사가 무언가 더 설명하려 할 때, 갑자기 누군가의 인기척이 들렸다.
곧이어 마차의 발이 올라가더니, 흰옷을 입은 여인이 마차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고약운을 차갑게 쳐다보며 말했다.
“깼나? 깨어났으면 얼른 여기서 떠나도록 해.”
흰옷을 입은 여인의 냉담한 말에 고약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죠. 나도 이곳에 머물 생각이 없습니다.”
“알겠어.”
흰옷을 입은 여인이 차가운 눈으로 고약운을 한번 훑어보며 말했다.
“우리 영주께서 너를 구하셨어. 영주가 이제 어찌할 거냐고 물으시면, 여기서 떠나겠다고 해. 내 말 알아들었지?”
그녀의 명령에 고약운은 눈살을 찌푸렸으나 이내 표정을 고쳤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당신들이 이곳에 있으라 해도 난 떠날 겁니다.”
그러자 흰옷을 입은 여인이 무슨 말을 더하려 했지만, 마차 밖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와 그녀의 말을 막았다.
“백음(白音), 그 소저는 깨어났어? 깨어났으면 영주를 뵈러 가야 하니까 얼른 데려와!”
백음은 느리게 움직이며 눈을 흘겼다.
“방금 네가 한 말을 명심해. 지금 나가서 영주를 만나.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알지?”
말을 마치고 그녀는 몸을 돌려 마차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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