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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난

신비한 부의(符醫)가 되어 인생을 뒤바꾸다! 까맣고 거친 피부에, 이마와 볼에 난 여드름, 턱에 남은 여드름 자국까지…… 회인백부의 셋째 아가씨 정미는 여러모로 ‘부잣집 아가씨’의 틀에서 많이 벗어난 규수다. 게다가 적녀임에도 불구하고 적녀 취급은커녕, 서녀들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어머니에게는 ‘쌍둥이 오라버니를 죽게 만든 아이’라는 이유로 미움을 받으니! 그러나 소꿉친구이자 상냥한 친척 오라버니인 한지와 자신만을 진정한 친여동생으로 바라봐주는 둘째 오라버니 정철 덕분에 꺾이지 않고 당찬 성격의 아가씨로 자라는데…… 하지만 어느 날, 사고로 정신을 잃은 날부터 정미의 눈앞엔 믿을 수 없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행복할 줄만 알았던 한지와의 신혼은 완전히 무너져내리고, 불타 죽은 어머니와 등에 화살이 잔뜩 꽂힌 채 눈도 감지 못하고 죽은 정철, 태자를 낳지 못하고 죽어버린, 태자비이자 큰언니인 정아까지…… 눈앞의 장면이 너무나도 생생하여 정신이 나가버릴 것만 같던 그때, 정미의 머릿속에 어느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이봐, 만약 지금 네가 본 것들이 미래에 정말로 일어날 일들이라면 어떻게 할래?」 과연, 정미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원제: 娇鸾(교난)

겨울버들잎 · ファンタジ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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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 Chs

293화. 망신

293화. 망신

“저는 지씨 가문, 영서 총독의 여식입니다. 아버지를 따라 수도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수도의 시회가 이렇게 재미있을 줄은 몰랐군요.”

지의련이 품속에서 어떤 물건을 꺼냈다. 물건은 부드럽고 반짝이는 비단으로 싸여 있어 몹시 귀해 보였다.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물건에 꽂혔다. 지의련이 비단을 풀자 책 한 권이 드러났다.

여러 번 읽었던 책인지, 모퉁이가 꽤 닳아있었다.

지의련이 서가복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서 아가씨, 와서 보시지요. 아가씨께서 말씀하신 책이 맞습니까?”

서가복이 성큼성큼 걸어가 책 이름을 훑어보더니 연거푸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바로 이 《습진유록(拾珍遺錄)》입니다!”

지의련이 서가복에게 책을 건네주었다.

서가복이 잠시 멈칫하자, 지의련이 부드럽게 웃었다.

“시회를 주최한 부인께 보여드리지 않을 겁니까?”

“그렇지!”

서가복은 번쩍 정신이 들어 책을 건네받고는 지의련에게 칭찬하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서가복은 뒤돌아서 도 씨의 앞으로 가 양손으로 책을 바친 뒤 장난스럽게 웃었다.

“도 부인, 어서 이 책을 보세요. 다 보신 후 저희 어머니께 제가 허튼소리를 한 게 아니라고 해명해주셔야 합니다.”

도 씨가 창백한 얼굴로 책을 건네받고는 조금 떨리는 손으로 첫 장을 넘겼다.

[분서갱유로 하나뿐인 서적들과 많은 기서(奇書)가 사라졌다. 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몇 년 전 우연히 고산사(孤山寺)에 머물렀다가 낡은 고서 하나를 발견하였는데, 처음 보는 기이한 시가 백여 수 기록되어있었다. 이 보물 같은 시를 여러 번 퇴고하고, 빈 부분을 보충하여 이 책을 완성했으니, 후대에게 전해지길…….]

도 씨가 빠르게 모든 시를 훑어보았다. 늘 이런 분야에 빠져있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전혀 빠져들 겨를이 없었다. 그렇게 마침내 시선이 한 곳에 꽂혔다.

[역참 밖 끊어진 다리 옆, 매화가 조용히 피어있지만 아무도 쳐다보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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