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4화 성지를 태우다
곧이어 낙매거에 도착하자, 춘란이 걸음을 멈췄다.
“아가씨, 왕비마마께서 소인에게 시키신 일이 있습니다. 아가씨는 먼저 들어가서 진강 공자님을 만나십시오. 잠시 후면 왕비마마께서 오실 겁니다.”
사방화가 고개를 끄덕이자, 춘란은 다시 유란원으로 돌아갔다.
이내 사방화는 낙매거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갑자기 여우와 담비가 뛰어나와 사방화의 다리에 고개를 부비며 애교를 부렸다.
사방화는 멈춰서 고개를 숙여 백청과 자야를 내려다봤다. 백청과 자야는 변함없이 예전처럼 자신을 대해주고 있었다. 또한 영친왕부는 좋은 음식이 가득한 곳이었지만, 이 둘은 뚱뚱해지지 않고 털에만 고운 윤기가 흐르고 있었다.
마침 사방화가 백청과 자야를 쓰다듬어주려 할 때,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화 아가씨!”
사방화가 손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니, 그곳엔 임칠이 있었다.
“들어오십시오! 진강 공자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리고 임칠이 쇠 대야를 치자, 백청과 자야는 임칠을 향해 달려갔다.
사방화는 백청과 자야가 임칠이 든 쇠 대야를 잡으려 하는 걸 보다, 천천히 방으로 들어갔다.
화당으로 들어갔지만 아무도 없었고, 발을 걷고 중간 방으로 들어가니 그제야 진강이 보였다. 진강은 잔뜩 어질러진 방 안에서 긴 의자 위에 몸을 뉘이고 있었다. 그리고 청음으로 분장한 품죽은 무너진 침상에 누워있었다.
진강도 곧 사방화를 발견하고 눈썹을 치켜세웠다.
사방화는 진강을 노려보며 매섭게 말했다.
“진강! 품죽을 어떻게 무너진 침상에 눕혀 놓을 수 있습니까!”
“어차피 느끼지도 못하잖소.”
진강은 별일이 아니라는 듯 말했다.
사방화는 진강을 쏘아보다,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매장을 하나요? 아니면…….”
진강은 곧 자신의 생각을 사방화에게 간단히 설명해주었다.
사방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좋겠습니다. 한데 화장을 하는데 남녀를 구별할 이유가 있습니까?”
“당신 말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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