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1화 진흙 인형 빚기
곧 경가도 두 사람 가까이로 와 글귀를 살펴보았다. 언뜻 보기엔 간단해 보이는 이 수수께끼는 점점 더 생각할수록 삼라만상을 포함하고 있는 것 같은 말이라, 어지간해선 답을 추측하기가 쉽지 않아보였다. 그에 경가가 곧바로 노부인에게 물었다.
“일부러 아무거나 써놓고 돈을 벌려는 것 아닙니까? 이게 도대체 무슨 수수께끼입니까?”
“비록 내가 낸 문제가 수수께끼 같지 않더라도, 규칙은 규칙입니다. 난 평양성에서 화등을 10년 동안 만들어왔기에, 평양성의 모든 사람은 나의 규칙을 알고 있습니다. 수수께끼 같지 않아도 수수께끼가 맞습니다.”
결국 경가의 입술이 꼭 다물렸고, 한참을 골몰하던 진강에게서 시원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러다 진강이 사방화에게 물었다.
“당신은 알겠소?”
사방화도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 함께 종이에 써봅시다. 보면 알겠지.”
이윽고 진강이 노부인에게 말했다.
“우리에게 붓과 종이를 주시오.”
곧 노부인이 붓과 종이를 건네자 사방화와 진강이 서로를 등진 채, 진지하게 글을 써내려갔다.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노부인에게 종이를 건넸다. 그리고 노부인의 시선에 두 사람이 쓴 같은 글씨가 비쳤다.
‘청난(*青鸾: 푸른 난새, 난새란 중국 전설에 나오는 봉황을 닮은 새를 뜻함)’
노부인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피어났다.
“이 수수께끼는 지난 10여 년간 맞춘 사람이 없었습니다. 두 분이 처음으로 푼 것이지요. 자, 그럼 이 화등 한 쌍을 가지고 가십시오!”
진강이 화등 한 쌍을 받아 하나는 사방화에게 건네고, 경가에게 말했다.
“노부인께 감사의 사례로 은자 백 냥을 드려라.”
그러자 노부인이 황급히 뒤로 물러나며 벌컥 화를 냈다.
“공자께선 내 말을 믿지 않는 것입니까? 내가 돈을 받지 않는다고 했으면 받지 않는 게요. 공자가 내게 돈을 주는 건 내 규칙을 우롱하는 것이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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