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화 합류 (3)
“먼저 불을 끄는 것이 중할 것 같습니다. 왕비마마, 불길을 보십시오. 혹시 불을 끌 좋은 방법이 있겠습니까?”
주지 스님도 고개를 끄덕이며 영친왕비에게 고견을 청해왔다.
“나라고 무슨 좋은 방법이 있겠소? 내가 볼 땐 바람이 계속 멈추지 않고 있어서 천여 명이 넘는 스님들이 물통으로 불을 끄는 것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 같소. 물을 더 많이 끌어다 올 방법이 없다면 아마 이 후원은 구하지 못할 것 같은데, 그냥 후원을 포기하고 차라리 불길이 불당으로 향하는 것을 막아야지만 법불사를 구할 수 있을 것 같구려.”
영친왕비가 한숨을 쉬면서 크게 번지고 있는 불길을 지켜봤다.
“아미타불! 바람이 이렇게 불어서야 번지는 것을 어찌 막겠습니까? 게다가 이곳은 산 위라 더는 많은 물을 끌어올 방법이 없습니다. 이 우물 외에 이곳에 다른 수원(水源)은 없는데……. 천 년이나 보존되어 온 이 곳이 내 대에 이르러 없어지다니! 저는 원적을 해서도 부처님을 볼 면목이 없을 것 같습니다.”
주지 스님의 안타까운 탄식에, 보운 대사가 덤덤히 답을 이어왔다.
“만약 불에 타 없어진다면 그것 또한 하늘의 뜻이겠지…….”
“하늘의 뜻이라는 말은 하지 마시오! 난 그딴 것은 믿지 않소! 설마 두 분께선 이들이 나타난 것도 하늘의 뜻이란 말씀이오?”
그때, 진강이 웃으며 제 몸에 묻은 피와 시람, 시람이 잡고 있는 자객과 스님을 가리켰다. 이내 주지 스님이 참담한 얼굴로 생각에 젖어들었다. 큰 불길로 마음이 조급해진 건 사실이었지만, 진강, 영친왕비, 사방화가 무사하다는 것만으로도 실로 다행인 일이었다. 법불사가 타버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이들의 생존이었다.
“만약 누군가 이 일을 꾸민 것이라면, 그 자는 분명 천문술에 밝은 사람일 것입니다. 바람의 방향과 별을 읽을 줄 아는 대단한 사람임이 틀림없습니다. 노승도 반평생 동안 천문술을 연구했지만, 절반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아미타불!”
보운 대사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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