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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장. 추로오동(秋露梧桐)

503장. 추로오동(秋露梧桐)

한창 그들이 그런 의혹에 휩싸여 있을 때, 추동의 힘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고 보니 부친이 진 태부셨군요. 저희 아버지께서 진 태부의 서화를 아주 좋아하신답니다. 대제에 가면 한 폭 구해오라고 제게 간곡히 부탁하셨죠.”

날카롭던 시선을 거두자 추동의 안색은 훨씬 온화해졌다. 목소리 역시 매우 정중했다.

이 말이 나오자 주나라 사신들의 눈동자에서도 의혹이 싹 사라졌다. 알고 보니 저 여인은 진 태부의 딸이었다.

추 노장군은 무장이라 글과 그림에는 전혀 소질이 없지만, 그것들을 수집하는 걸 유난히 좋아한다는 사실을 제나라 황제도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추 노장군께서 아버지의 서화를 좋아하신다는 걸 알면 아버지께서도 분명 몹시 기뻐하실 겁니다.”

진운서가 살짝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앞쪽에서 안내를 맡고 있던 태감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연이어 용장(*龍仗: 황제의 용 지팡이)이 눈에 들어왔다.

손 공공이 조용히 뒤로 물러나자, 주나라의 사신들도 주변을 둘러보던 시선을 거두고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몸을 숙이고 예를 갖추며 조용히 제나라 황제를 기다렸다.

추동의 분위기 역시 순식간에 변했다. 그녀는 매우 엄숙한 표정으로 상체를 앞으로 굽히고 공수로 예를 올리면서 고개를 앞으로 깊게 숙였다. 이는 무장의 예였다.

진운서도 재빨리 한쪽으로 물러나며 고개를 숙이고 예를 올렸다.

“일어나시개. 그렇게 예의를 차릴 것 없네.”

경건한 황제의 음성이 들려왔다. 그는 얼굴에 인사치레를 위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사람들은 예관(*禮官: 의전을 주관하는 관리)이 의식을 마친 뒤에야 모두 고개를 들었다.

진운서는 그제야 통로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 앉은 사람들이 모두 대제의 대신들임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탁자를 사이에 두고 황자 몇 명과 마주 앉아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의 옆으로는 소근언이 있었고, 사름의 자리는 근언의 다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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