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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1장. 서쪽으로 흐르는 강물처럼

501장. 서쪽으로 흐르는 강물처럼

두 사람은 오솔길만을 골라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심지어 냉궁 앞을 지나기도 했다.

적막이 감도는 냉궁은 내전의 문이 누렇게 낡아버렸으며, 문 앞에도 잡초가 무성했다. 게다가 벽의 칠까지 벗겨져 있었다.

황궁은 도처가 금빛으로 휘황찬란하게 반짝이는 곳이었다. 화 이낭은 아무리 평범한 처소라도 궁 안에 이런 모습을 한 곳이 있을 거라 생각지 못했다.

이때 냉궁 안에서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이건 또 어디에서 가져온 신선단(*神仙丹: 혈을 보하는 환약)이야? 이걸 먹으면 늙지 않고, 폐하께서 나를 보러 와 주시려나?”

처량한 비명에 가까웠던 목소리가 곧 희망으로 가득 찼다. 잔뜩 쉬어버린 여인의 목소리는 꾀꼬리처럼 낭랑한 처녀의 목소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목소리로 보아선 여인은 아마 마흔이 넘은 나이일 것이다.

화 이낭은 이곳이 어떤 곳인지를 깨달았다. 예전에 기루에서 일할 때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냉궁에 대해 언급하는 걸 들은 적이 있었다.

예전에 냉대를 받았든 아니면 총애를 받았든, 여기까지 온 이상 냉궁으로 들어간 후궁이 상황을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이대로 서쪽으로 흐르는 강물처럼(*江水西流: 제아무리 양자강이라도 바닷물의 조수를 이겨낼 수 없기에, 그 힘에 순응하여 서쪽으로 흐른다는 뜻) 한평생을 흘려보내게 되는 것이다.

“큰아가씨.”

이내 화 이낭이 잔뜩 긴장한 목소리를 흘려보냈다.

“유아는…….”

진운서가 차분한 얼굴로 답했다.

“유아에겐 아이가 있잖은가. 사내아이든 여자아이든, 어쨌든 정북왕의 첫 번째 아이야. 어미는 자식에게 기대는 법이지.”

짧은 말이었지만 화 이낭에겐 큰 위로가 되었다.

잠시 후, 그들은 방향을 틀어 큰길로 들어섰다.

그러자 양쪽으로 지나는 궁녀와 태감의 수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진운서를 본 그들은 하나둘씩 몸을 숙이고 예를 올렸다. 그 모습은 지극히 공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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