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장. 호부로 가서 조사하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소근언은 잔뜩 무거워진 낯빛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소팔은 형님의 그런 얼굴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무슨 말실수를 했나? 그렇게 보고 싶다면 찾아가면 되잖아.’
지금은 군영에도 특별한 일이 없고, 국경도 평온하며 재해가 일어난 지역도 없으니, 그야말로 태평성대라 할 수 있었다. 그러니 지금이야말로 형수를 부인으로 맞아들이기 딱 좋은 시기가 아닌가!
“나가라.”
하지만 소근언은 그를 보며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심지어 아까보다 말투가 더 냉랭했다. 소팔은 결국 입을 삐죽 내밀고 방 밖으로 나가려 했다.
막 문턱을 넘어가려던 소팔이 다시 발을 거둬들였다. 그리고 소근언의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전에 주 형님이 하는 말을 무심코 들은 적이 있어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어떻게든 쟁취해야 한다고요. 아직 혼사가 정해지지 않은 여인이고, 또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면 우선 신체 접촉을 하고 나면 일이 쉽게 풀린다던데요?”
이렇게 말한 그는 또 소 형님에게 꾸중을 들을까 봐 서둘러 자리를 떠나려 했다.
그런데 바로 이때, 등 뒤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체 접촉?”
오늘 밤 그는 서아에게 소팔이 한 말과 똑같은 말을 건넸었다. 서아는 그 말을 듣자마자 얼굴을 붉혔다. 달빛이 밝지 않은 숲속이었지만, 그는 그 모습을 똑똑히 보았다.
“네. 주 형님이 그랬어요. 저도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아마 잠을 함께 자는 걸 말하는 게 아닐까요?”
소팔은 남녀가 동침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 말에 소 형님은 다시 낯빛이 어두워져서는 몹시 침울해했다. 소팔은 왠지 두려워져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얼른 방 밖으로 나갔다.
문이 닫히자 고요한 방 안에는 촛불만이 조용히 타올랐다. 하얀 연기가 촛불을 따라 흩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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