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장. 누구 짓이지?
그때 침전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상궁의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 대소저, 황후마마의 명을 받고 왔습니다. 그만 출궁하시지요.”
그녀가 공주궁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황후의 사람이 그녀를 찾아와 출궁을 명하고 있었다.
그때, 초유리가 갑자기 의자를 박차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람이라도 때릴 것 같은 기세였다. 그러자 진운서가 즉시 그 앞을 막아섰다.
“공주마마, 전 이만 가야겠어요. 곧 상황을 뒤집을 기회가 올지도 몰라요. 그러니 일단은 가만히 계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일이라면 그녀도 상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초유리의 성정을 잘 알고 있는 그녀는 정말로 초유리에게 측은지심이 들었다.
좋은 사내에게 시집가는 거라면 그래도 괜찮았다. 초유리도 당장 마음에 둔 사람이 없으니, 시간이 흐르면서 둘 사이에 좋은 감정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주마마의 부군이 될 그 사람은…….’
상황을 뒤집을 기회라는 말을 듣자마자 한결 표정이 밝아진 초유리가 다급히 물었다.
“운서야, 무슨 방법이 있는 거야?”
그녀는 지금껏 아무런 강요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라왔다. 금족령도 받은 적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모후는 이번에 정말로 마음을 단단히 먹은 듯했다.
초유리는 이미 강경히 저항할 준비를 끝냈지만, 진운서가 반전의 기회가 있을 거라고 하자 순간 마음이 흔들렸다.
물론 진운서도 이 방법이 과연 통할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일단 이렇게 하면 큰 흐름은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공주마마께서는 공주전에서 황후마마의 뜻을 따르며 기다리고 계세요. 다만 이건 한 가닥 희망일 뿐,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어요.”
작은 목소리였지만 초유리에게는 큰 위안이 되었다. 그녀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네 말대로 할게.”
말을 마치자 방문이 열렸다. 그러나 밖에 서 있는 것은 상궁만이 아니었다. 황후 역시 친히 이곳까지 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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