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7화. 군량 부족
남안군왕과 북녕후 세자는 이틀 동안 달려서야 조정의 군량 수송대와 마주쳤다.
멀리서 바라보니, 군량을 싣고 변방으로 오려면 반드시 건너야 하는 길에 있는 다리가 무너져 있었다.
그래서 수송대가 오지 못했던 것이다.
다리를 수리하는 것과 우회하는 시간은 똑같기에 다리를 수리하는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단순히 다리만 무너진 게 아니라 여기로 오기 이전에 산에서 굴러 내려온 큰 바위가 막고 있어서 며칠을 더 지체하기까지 했다.
길만 막히고 군량이 불에 타지 않은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북녕후 세자가 남안군왕을 향해 말했다.
“어째서 수송대의 길을 막기만 하고 군량을 바로 안 태웠을까?”
“나한테 물은 건가?”
“그럼 누구한테 물어봤겠나?”
남안군왕이 군량을 바라보며 답했다.
“저 군량이 자기들 것으로 보였던 게 아니겠나? 변방은 이제 며칠 못 버틸 거야. 설령 제나라 병사들이 용맹하고 싸움을 잘해도 배고픔은 견디지 못할 것이야.”
남안군왕은 제왕과 숭국공의 비열한 수단을 보자 눈꼴이 사나웠다.
‘태후의 생사를 신경 쓰지 않고 바로 반란을 일으키거나 아니면 이름을 숨기고 숨어서 살든 할 것이지!’
이런 천하에 몹쓸 짓을 저지르고 뒤에서 흉계나 부리는 방법은 정말로 혐오스러웠다. 노골적으로 반역을 꾀하지도 못하면서 외적과 내통이나 하다니!
* * *
남량, 적진.
남량의 장군들은 기분이 매우 좋았다.
제나라 군영이 마을에서 쌀을 사기 시작했으니 군영에 식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처럼 훈련 강도가 높은 병사들은 한 끼에 적어도 서너 개의 만두를 먹어야 하고, 하루라도 먹지 않으면 배가 고파서 다리에 힘이 풀린다.
양군이 전쟁하면 적이나 아군이나 첩자를 심어 두는 것은 불가피한 일인데, 중요한 기밀까지는 알아내지는 못했다.
그러니 이런 절호의 기회를 어떻게 놓칠 수 있겠나?
반드시 단숨에 성을 공격하여 제나라의 성을 점령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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