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7화. 연회
한편 소운은 자옥 비녀를 구경하고 있었다.
그때 문원백부 소저가 소운이 들고 있는 자옥 비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 저거 살래!”
이에 소운은 전혀 분노를 찾아볼 수 없는 온화한 얼굴로 대꾸했다.
“3천 냥인데 사실 거예요?”
“3천 냥 정도야! 내가 사요!”
소저의 말에 점원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소운은 자옥 비녀를 내려놓고 대꾸했다.
“저 아가씨께서 마음에 드신다니 아깝지만 드려야지.”
“…….”
점원은 묵묵히 자옥 비녀를 포장했고 소운은 돌아서서 다른 것을 골랐다. 그런데 소운이 금비녀 몇 개를 고르자, 예외 없이 그 소저가 모두 눈독을 들이더니 빼앗아 버렸다.
하지만 소운은 화내지 않았다.
‘도발을 안 받아 준다고?’
구경하려고 기다리던 아가씨들이 멍해졌다. 그녀들이었다면 화가 나 어떻게든 돌려받았을 것이다.
‘진북왕 세자비의 성격이 변했나?’
그런데 연거푸 5천 냥을 쓴 소저는 소운이 또 다른 장식을 마음에 들어 하자, 그제야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여종이 계단을 내려가며 입을 열었다.
“아가씨, 이미 많이 사서 더 사면 안 돼요.”
소저는 크게 콧방귀를 뀌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이에 소운이 입술을 늘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뒤이어 행아는 지나가면서 비녀들을 가리켰다.
“이거랑 이거, 그리고 이거랑 저기 있는 머리 장식까지 다 포장해서 주세요.”
점원은 지체 없이 행아가 가리킨 장식들을 포장해서 가장 예쁜 비단함에 넣어 건넸다.
이에 소운은 웃으며 돌아섰다.
소저의 여종이 소운과 행아를 보며 질문을 던졌다.
“왜 돈을 안 내고 가요?”
그러자 점원이 그들을 쳐다보며 답했다.
“사신 머리 장식은 저희 가게에서는 2천 냥에 파는 것인데, 방금 나가신 아가씨께서 5천 냥에 되파신 겁니다. 그리고 방금 고르셨던 머리 장식이 3천 냥이라 돈을 낼 필요가 없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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