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2화. 깊은 바다보다 더 (1)
천월은 여태 수많은 지역에 가서 음식을 먹어봤지만, 용경의 부용 생선 구이만큼 황홀한 요리는 먹어본 적이 없었다. 그가 만들어준 생선 구이는 천월이 가장 사랑하는 맛이었다.
말을 한 번 하면 주워 담기 힘들다는 말이 있지만, 이미 뱉은 말을 또 어찌할 것인가. 책임지지 못할 말이라면 책임지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부용 생선 구이로 협박하는데 별 수 있어? 풍신이 돌아오면 또 그때 새로운 것으로 위로해주면 되지.’
“그래, 좋다!”
용경이 옅은 미소를 그리며 뒤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방문을 빠져나갔다.
“용경! 어디 가는 거예요?”
흔들리는 주렴 너머로 흰색 옷의 인영이 희미하게 밖으로 사라져갔다.
“영 왕가로 돌아갈 것이다.”
용경이 답했다.
“오자마자 돌아가려고요?”
천월은 용경의 가볍고 느린 발걸음을 보자, 어느새 화는 가라앉고 조금 서운한 마음이 일어났다.
“왜? 서운한 것이냐?”
그때, 용경이 멈춰서 뒤돌아보았다.
“누가 서운하대요? 얼른 가버려요!”
천월은 용경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숙인 채 계속 식사에 전념했다.
용경은 눈썹을 한번 치켜뜨곤 다시 돌아서 묵묵히 걸어갔다.
천월은 정말로 용경이 떠나는 것을 보고, 결국 젓가락을 내려놓고 뒤따라 나갔다. 용경은 막 입구에 다다라있었고, 천월은 망설임 없이 발끝을 세워 그에게로 날아갔다.
순식간에 용경의 앞을 가로막은 천월을 보고, 용경이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눈썹을 위로 올렸다. 천월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가 용경을 향해 말했다.
“그 붉은색 천을 주세요.”
“필요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
용경의 눈빛이 반짝, 하고 빛났다.
“누가 필요 없대요? 줘요.”
천월이 용경의 눈앞에다 손을 펼쳤다.
“난 여태 단 한 번씩만 선물했었다. 선물했다 돌아온 물건은 다시 선물하지 않아. 그러니 그 천은 이제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용경이 고개를 저었다.
“어디로 갔는데요?”
천월이 용경을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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