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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화. 삶과 죽음 (2)

1117화. 삶과 죽음 (2)

차가운 기운이 마치 칼로 베어내듯 천월의 살갗을 파고들었다. 천월의 검은 머리칼도 어느새 차가운 서리에 하얀색으로 변해버렸다.

일천 장(丈) 정도 되는 거리라도 떨어지는 데에 시간이 그리 많이 걸리지 않았다. 천월은 한지 밑까지 이르렀다는 걸 짐작하고 소매에서 비수 하나를 꺼내 고드름을 찔렀다. 그렇게 잠시 멈춰 선 뒤 다시 가볍게 한지 밑으로 떨어졌다.

일순간 얼음의 차가운 기운이 천월의 살을 뚫고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감히 엄동설한의 추위에는 갖다 댈 수도 없었다. 천만 개의 얼음 바늘이 한 땀, 한 땀 살갗을 찌르는 듯 했다.

천월은 처음 느끼는 추위에 몸서리를 쳤고, 입 안까지 시린 고통에 입을 벌릴 수도 없이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천월은 간신히 추위를 버텨내며 한지의 밑바닥을 훑어보았다. 정말로 이곳은 빙궁이었다. 조금 전 천월이 떨어진 곳은 한지 입구인듯했다.

이곳은 위에서 본 것처럼 마냥 하얀 안개로 가득한 게 아니라, 차가운 얼음들이 마치 수정처럼 여러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커다란 얼음 기둥은 거울처럼 사람의 모습을 그대로 비춰 담아냈다.

천월은 입구에서 빙궁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 걸음씩 이동할 때마다 발밑에서 느껴지는 한기가 꼭 칼 위를 걷는 듯이 아팠다. 결국 얼마 안 돼 발이 저리기 시작했고, 다리까지 타고 올라와 몸 구석구석의 지각을 마비시켰다.

천월은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 눈앞의 상황을 더 볼 겨를도 없이 즉시 무릎을 꿇고 앉아 공력을 실어 추위와 저항했다. 그러나 머지않아 천월의 공력이 여기선 아무 소용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무공을 못 하는 사람 마냥 진기도 거의 움직여지지 않았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천월은 즉시 영술로 몸을 보호했다. 그래도 영술은 소용이 있었으나, 용풍과 용경을 위해 연이어 소모했던 까닭에 남은 영술의 양은 미미했다. 한지의 혹한을 견디긴 역부족이지만, 다행히 다리와 발이 저리는 건 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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