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화. 비밀 약속
요국공 부인은 왕비를 둘러싼 무리의 가장 바깥에 앉아 찻잔을 들고 있었다. 그녀는 사람들의 한담을 열심히 듣고 있는 것 같았지만, 사실 눈길은 끊임없이 화청 입구를 향해 있었다. 요국공 부인은 소난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 얼른 찻잔을 내려놓고 일어나려고 하다가 다시 멈추었다. 그녀는 마치 살짝 움직이려고 했다는 듯이 다시 침착하게 제자리에 앉은 후, 빈 찻잔을 집어 들고 소난을 바라보면서 입에 가져다 댔다.
소난은 멀리서 연극을 보고 한담을 나누는 여인들을 보고 시녀들에게 주전자와 간식거리를 새것으로 내오라 명하였다. 또한, 뜨거운 물을 가져다드리라고 한 뒤 천천히 왕비 곁으로 다가와서 사람들 사이로 즐겁게 대화하는 왕비와 노부인들을 보았다. 그런 다음 아무렇지도 않게 요국공 부인 근처에 앉아 웃으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그이가 말하더라고요. 당가 셋째 아들과 친하게 지내는 임가의 큰 도련님을 만났다고 그러더라고요. 인품, 학식, 성격, 용모 등 빠지는 구석이 없다고 어찌나 칭찬하던지요.”
“임가요?”
요국공 부인은 어느 임가를 이야기하는지 몰라 잠시 멍하니 있었다.
“위원후 임가 중, 둘째 아들의 적장자(嫡长子) 말입니다. 이름이 임회업이라고 합니다. 그이가 평소에 누구를 그렇게 칭찬하는 법이 있어야 말이죠.”
소난은 그렇게 말하면서 요국공 부인을 자세히 살폈다. 요국공 부인은 집중하며 자세히 생각하고는 소난을 보며 웃었다.
“생각났어요. 형부 시랑 임대인의 큰 아드님 말씀이시군요.”
소난이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이며 재미있게 연극을 보고 있는 요가 넷째 아씨를 보았다.
“어미 눈에 넣어도 안 아픈 게 딸이지 않습니까? 이는 큰일이니, 부인께서는 신중하셔야 합니다. 하나하나 잘 알아보고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요국공 부인이 소난의 시선을 따라 자기 딸을 바라보자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렇고 말고요. 세자비께서 제 속마음을 그대로 말씀해 주셨습니다. 제가 며칠 후에 회신드리겠습니다.”
Dukung penulis dan penerjemah favorit Anda di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