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화. 화신
강서는 곧장 사청요의 규방으로 향했다.
사청요는 몇몇 여인에 둘러싸여 힘없이 침상에 누워 있었다.
강서는 묘한 이질감을 느꼈다.
어제만 해도 그녀와 청요는 바로 이곳에서 꽃미남 이야기에 열을 올리지 않았던가. 찬모가 만들어준 설화떡을 먹으며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
고작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사청요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물론 이 변화는 강서에게도 큰 타격으로 다가왔다.
강서는 발이 천근만근처럼 느껴져 걸음이 차마 떨어지지 않았다.
강서를 안내한 시종이 고했다.
“큰아씨, 강 소저께서 오셨습니다.”
사청요는 고개를 들어 강서를 바라보았다. 아무 감정 없이 멍했던 얼굴에 점차 금이 가더니 벌떡 일어나 눈앞에 있던 사람을 밀치고 강서에게 달려들었다.
“아서, 드디어 와주었구나.”
강서는 소녀의 얼음장같이 차가운 두 손을 맞잡고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집에 잘 말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사청요는 강서를 침상 쪽으로 잡아끌며 주위를 에워싸고 있던 사람들에게 단호한 음성으로 말했다.
“아서와 나눌 이야기가 있으니 모두 이만 나가보세요.”
좀 전에 사청요에게 밀쳐진 부인이 볼멘 목소리로 말했다.
“청요, 숙모는 너와 같이 있어주려고 온 거란다. 네가 아직 어려서 잘 모르나본데, 가문이 이렇게 혼란할 때는 집안에 아무나 들이면 안 된단다. 숙모도 네가 괴롭다는 것은 잘 안단다. 사촌 자매들도 있지 않니. 무슨 일이 있다면 이 숙모에게 말하렴. 숙모가 대신 처리해주마.”
방 안의 다른 사람도 강서에게 껄끄러운 눈빛을 보내며 부인의 말에 동조했다.
이 사람들은 사청요의 먼 친척이 분명했다.
사 씨 가문의 친척은 수도 변방의 작은 마을에 사니 부고를 듣자마자 출발했다면 지금쯤 백부에 도착해 있는 것도 이해가 갔다. 사청요의 외가댁은 외지에 있어서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내일이나 돼야 도착할 수 있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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