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화. 끔찍한 변고
서량은 주나라의 인접국으로 과거에는 주나라의 속국이었다. 하지만 나날이 발전하는 주나라의 경제, 문화와는 다르게 군사력이 별 볼일이 없게 되자 서량도 점차 주나라에 대한 두려움을 거두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오늘날 서량의 문화는 주나라와 우열을 겨룰 수준까지 발전했고 심지어는 자신들이 제자백가(*諸子百家: 춘추 전국 시대의 여러 학파)의 뿌리라고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물론 이해가 갈 만한 일이기도 했다. 서량의 문화가 빠른 속도로 제나라(齐國)와 남란을 앞질렀고, 이제는 주나라의 자리까지 넘보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두 나라는 국경을 맞대고 있다 보니 문화나 풍속이 대체로 비슷했고, 다른 나라에 비해 왕래도 잦았다. 실제로 서량의 학생들이 주나라에 와서 유학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었다.
서생들끼리 맞붙었으니 주먹이 오가진 않았다. 대신 시를 짓고 거문고를 타고 서예를 하는 등의 문예적 소양으로 실력을 겨뤘다.
그 자리에 있던 서량의 서생 중 한 명이 뛰어난 글재주로 주나라 서생들을 차례대로 짓누르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나타난 꽃미남이 멋들어진 시를 한 수 지어 서량 서생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고는 다시 유유히 돌아갔다는 것이었다. 그 모습에 주나라 서생들뿐만 아니라, 서량의 서생들까지 한마음으로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가뜩이나 남 일에 관심이 많은 주나라 사람들이 아니던가? 심지어 주나라의 체면을 세워준 자랑스러운 일이다보니 꽃미남이 서량인을 꺾은 이야기는 영웅담처럼 퍼져 나갔다.
“견 공자 말이야, 우리보다 나이도 얼마 많지 않은데 벌써 수재라고 하더라고. 올해 향시(*鄕試: 가을에 치러지는 과거시험의 한 종류)에도 참가한데. 정말 대단하지 않니?”
“응, 그러네.”
강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견 대인 같은 아버지를 두었으니, 견 공자라는 사람도 매우 총명하겠지.’
강서가 크게 흥미를 보이지 않자 사청요도 더 이상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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