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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Fantasi
Peringkat tidak cukup
385 Chs

159화. 횡포

159화. 횡포

정국공부의 시위들은 마구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었다.

경관걸이 돕겠다고 나서자 기분이 좋아진 회영왕의 입이 헤벌쭉 찢어졌다.

두 마구부에서 뽑힌 선수들은 마구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 사이 지온은 맞은 편 차양막에 있는 요심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요심은 이겼어도 딱히 기분이 좋은 것 같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옆에 있는 이에게 눈빛을 보냈다. 그러자 그의 옆에 있던 이가 돌연 소염 곁으로 쪼르르 달려가더니 소염에게 무어라 귀엣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고개를 끄덕인 소염의 입가에 차가운 웃음이 걸렸다.

그 웃음을 본 지온은 뭔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어 경소소에게 물었다.

“소염이란 사람, 혹시 너희 오라버니와 관계는 어때?”

경소소가 손을 내저으며 대답했다.

“소염은 평왕세손 옆에 붙어사는 주구(*走狗: 끄나풀)야. 평왕세손 졸개 노릇이나 하는 사람이라, 오라버니는 그 사람과는 잘 안 어울려.”

말을 마친 뒤 손을 말아 입 앞에 가져간 경소소가 마구장을 향해 소리쳤다.

“오라버니, 힘내!”

경관걸은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으로 차양막에 있는 제 동생에게 손에 든 언월장(偃月杖)을 흔들었다.

* * *

이윽고 징이 울리고 경기가 시작되었다.

공격과 수비가 쉴 틈 없이 오가는 사이, 선수들은 각자 가진 기술들을 유감없이 펼치기 시작했다.

정국공부 사람들이 선수로 들어간 후, 회영왕이 이끄는 마구부의 실력도 크게 올라간 상황이었다.

경관걸이 공을 잡아 먼저 공문을 흔들자 회영왕이 환호하며 구장(*球杖: 마구용 타봉)을 치켜 올려 득점의 기쁨을 만끽했고, 경소소 역시 큰 소리로 환호성을 보냈다. 분위기에 같이 휩쓸린 것인지 유민도 활짝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이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단 것을 눈치챘다.

소염 쪽 선수들이 계획을 바꾼 것인지, 공을 쫓지 않고 회영왕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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