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0화. 경사
남강군 내에서 세자와 세자비가 비익조와 비목어처럼 애정이 두텁다는 사실을 모르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세자비는 고명한 의술을 지닌 사람이었다.
‘세자비조차 스스로의 병을 치료하지 못하셨는데, 나라고 치료할 수 있을까?’
이 군의는 생각할수록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를 본 소혁이 침상에서 일어나 분부했다.
“세자비께 청맥을 해 드리거라.”
그 말을 듣고 치자가 얼른 조그만 의자를 침상 앞으로 가져왔다.
이 군의는 어쩔 수 없이 눈 딱 감고 침상 앞으로 걸어갔다. 아직 진맥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흘렀다.
의자에 앉은 이 군의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정신을 다잡았다. 그리고 세 손가락을 펼쳐 남궁월의 손목 위에 올렸다.
내실 안은 기이할 정도로 조용해졌다. 치자는 저도 모르게 숨소리를 죽였고, 소혁은 이 군의의 행동 하나하나와 매 표정 변화를 눈도 안 떼고 다 지켜봤다.
마음을 가라앉힌 이 군의가 온 정신을 집중하여 손가락에 느껴지는 맥동을 느꼈다.
맥박은 옥쟁반에 구슬이 굴러가듯 막힘이 없이 원활하게 뛰고 있었다. 게다가 맥박이 뛰는 사이사이에 회전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듯한 어떤 감각도 느껴졌다.
군의에게 이런 맥상은 참으로 익숙하고도 낯설었다. 그는 자신이 맥을 잘못 짚은 게 아닌가 의심까지 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대한 일인 만큼 절대로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됐다.
이 군의의 미간이 더 찌푸려졌다. 그는 신중하게 재차 맥박을 느끼면서 확인했다.
이 군의의 표정이 안 좋아지자, 소혁도 더욱 불안해져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설마 아월에게 무슨 안 좋은 병이라도 생긴 걸까…….’
이때, 드디어 이 군의가 손을 거뒀다.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 몸을 돌려 소혁을 향해 재차 포권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보고했다.
“세자, 소인이 세자비를 진맥해 본 결과 활맥(*滑脈: 흐름이 순조로운 맥박)이었습니다.”
소혁은 정신이 멍해졌다.
‘활맥? 활맥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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