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화. 드디어 기회가 왔어
한편 민희는 시혁을 차지하고픈 의지가 약해졌으며,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고 말았다.
주현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애써 담담한 기색을 되찾고 거짓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시혁아, 내가 어른으로서 너에게 충고 하나만 해도 되겠니? 한영서 씨는 너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너희 부모님께서 둘의 교제를 절대 허락지 않으시지? 게다가 한영서 씨는 자기 일을 중요시 한다면서? 둘이 연애만 한다면 괜찮겠지만, 만약 진지하게 미래까지 생각하고 있다면 그건 좀 어렵지 않을까 싶다.”
시혁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주현을 쳐다본 다음에 담담하게 말했다.
“회장님의 관심 감사합니다. 회장님 말씀대로 영서 씨한테 저 같은 사람은 어울리지 않죠.”
말을 마친 시혁이 고개를 한번 숙이고는 바로 자리를 떠나갔다.
주현과 민희는 제자리에 서서 서로의 얼굴만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시혁이 말, 대체 무슨 뜻이냐? 그 사람 기껏해야 한씨 집안에서 쫓겨난 양녀 아니야?”
주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마 양녀가 아니라 친자식인가 봐요…….”
민희가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주현은 콧방귀를 뀌었다.
“흥, 한씨 집안 친자식이라 할지라도, 너와는 비교도 안 된다!”
“근데 방금 시혁이 말을 들어보면, 한영서한테 다른 무슨 특별한 게 있는 거 같지 않아요?”
주현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나중에 내가 한번 조사해봐야겠구나. 너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시혁이는 아직 혈기가 왕성하니 집안의 뜻을 따르려고 하지 않는 모양이다. 우리에게 일부러 저런 말이나 하고!
유씨 집안보다 대단한 집안이 몇이나 있다고? 한 손으로도 다 셀 수 있는데 말이야. 그런데 한영서 같은 사람이 감히 유씨 집안의 사람이 되려해? 그런 일은 절대 없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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