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화. 서신
어느덧 정왕과 오야 두 사람이 맞붙었다. 오야는 달려들며 커다란 철퇴를 휘둘렀지만 파공음만 들렸다. 오야는 재빠르게 피한 정왕을 노려보며 비아냥거렸다.
“누가 누굴 보고 거북이라는 거냐! 내 철퇴를 한 합도 받아 내지 못하다니 젊을 때보다도 더 약해 빠졌구나, 하하하하!”
과거에는 나름대로 맞서던 상대가 이젠 피하기만 하니 의기양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정왕은 입을 삐죽 내밀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네놈의 철퇴를 정면으로 받으라고? 내가 바보냐? 그런 멍청한 짓을 하게?
“닥치고 본왕의 칼이나 받아라!”
순간 고삐를 잡아당긴 정왕이 고삐를 늦추며 몸을 돌려 오야의 어깨를 향해 대도를 내리쳤다.
워낙 순식간인 데다 대도가 날아드는 각도가 까다로워서 오야는 할 수 없이 준마의 고삐를 당겨 방향을 틀었다. 동시에 곁눈질로 말을 몰아 달려오는 외조카를 힐끗 봤다.
“알리야, 뒤로 물러나라. 끼어들 필요 없다!”
오야는 일갈하며 정왕의 대도를 피한 뒤 철퇴를 휘둘렀다.
바로 그 순간 그는 갑자기 모가지가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곧이어 시선이 빙글빙글 돌며 높아지더니, 준마에 걸터앉은 몸뚱어리에서 피가 솟구치는 것이 보였다.
이게 무슨……?
이런 의혹 속에서 그는 외조카의 손에 들린 피가 묻은 대도를 보았다. 그러나 분노와 경악이 떠오르기도 전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정왕은 기삭이 가까이 다가올 때부터 이미 준비를 했기에 오야의 머리가 날아오르자마자 말을 몰아 그 머리를 손에 쥐었다.
감개무량할 틈도 없이 정왕은 오야의 머리를 높이 쳐들고 소리쳤다.
“네놈들의 대장군 오야는 죽었다!”
고함을 들은 근처의 제나라 장졸들은 손발이 어지러워졌다. 주나라군은 이 기회를 틈타 적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또한 미리 준비시킨 정왕의 친병들이 일제히 목청껏 고함을 질렀다.
“제나라 대장 오야가 죽었다!”
“제나라 대장 오야가 죽었다!”
소리는 거친 물결처럼 전장 구석구석까지 퍼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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