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화. 이별
임유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신중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래도…… 손에 뭐가 들려 있느냐에 달렸겠죠. 어머니는 채찍을 특히 잘 다루거든요.”
“…….”
기삭은 침을 꿀꺽 삼켰다.
장군부 본채는 노부인의 거처인데, 임 씨는 하루 중 태반을 이곳에서 노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에 기삭이 두 사람을 함께 만나기에 딱 좋은 장소였다.
“세자께서 오셨습니다.”
임 씨는 빙그레 웃으며 기삭에게 편히 앉으라고 했다.
기삭이 산에 들어가 유아를 구해 온 뒤로 임 씨는 이 예비 사위가 보면 볼수록 더 마음에 들었다.
우리 사위가 몸이 약하다고? 우리 사위가 얼마나 강건한데! 정말 약골이라면 그 깊은 산속에서 유아를 찾아내고 구해 낼 수 있었겠어?
게다가 잘생겼지, 의리 있지, 책임감이 있지! 우리 딸은 역시 안목이 있다고.
“왕야, 왕비 두 분 모두 안녕하신가?”
노부인은 점잖게 인사말을 건네며 속으로는 기삭이 불쑥 찾아온 이유를 가늠했다.
일부러 어른들을 만나러 왔다면 분명 중요한 용건이 있을 것이다.
“가부(家父), 가모(家母) 모두 안녕하십니다. 그리고…… 오늘은 할머님과 장모님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무슨 일인가?”
임 씨가 재촉하듯 물었다.
노부인은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딸을 힐끗 봤다.
이 아이의 급한 성격은 정말 걱정이야…….
“오늘 가부께서 황명을 받으셨습니다. 곧 군대와 함께 북쪽 지방으로 출정하실 건데, 저도 함께 출정하려고 합니다.”
이 말이 나오자 노부인과 임 씨는 모두 어리둥절해했다.
“세자도 간단 말인가?”
임 씨는 다시 한번 확인했다.
기삭이 눈을 내리깔고 속으로 은근히 긴장했다.
“가부께서 전장에 나가시니 가모의 걱정이 크십니다. 그래서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고자 이 사위가 함께 가려고 합니다. 장모님, 정말 죄송하지만 아무래도 혼례를 또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임 씨는 손을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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