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3화. 소의(昭儀)
육황자는 제 노태야를 만나고자 제부로 향했다. 자신이 황위에 오르도록 도와준 이 어르신에게 그는 솔직히 마음 깊이 감사하고 있었다.
“폐하, 소신에게 하문하실 것이 있으신지요?”
제 노태야는 법도에 맞게 예를 갖춰 인사를 올렸고, 그런 뒤 새로운 황제는 그를 부축해 앉게 했다.
“노태야, 노태야는 응당 짐이 온 이유를 알고 있겠지.”
새로운 황제가 말했다. 그는 조정의 일은 그 무엇도 제 노태야에게 숨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에 제 노태야는 허허 웃어 보였다.
“폐하께선 소신을 너무 높이 사주시는 듯합니다. 소신은 요 며칠간 낚시를 하는 것 말곤 채씨 영감과 장기나 두며 지냈을 뿐입니다. 바깥의 일에 관해서는 정말 아무것도 알지 못합니다.”
제가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무너지지 않고 우뚝 서 있을 수 있던 건 바로 제 노태야 덕분이었다. 적당히 물러서고 분수를 지킬 줄 아는 제 노태야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련이 있었다.
새로운 황제는 태상황과는 다르니, 제 노태야는 절대 새로운 황제의 위엄에 도전하고 싶진 않았다.
“조언옥에 관한 일이다……. 그저 구색만 갖추는 한이 있더라도, 그를 이렇듯 제멋대로 경도를 떠나 있게 할 순 없을 듯하구나.”
새로운 황제는 다소간 주저한 뒤에야 천천히 입을 뗐고, 제 노태야는 웃어 보였다.
“폐하께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그대로 하시면 될 듯합니다.”
육황자는 이 말이 대체 진심인지 아니면 가짜인지 확신이 들지 않아 노태야를 흘끗 쳐다봤다.
“폐하, 소신은 이제 늙었습니다.”
제 노태야는 그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있는 듯 탄식을 내뱉으며 말했다.
늙었다는 것은 즉, 더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노태야, 제 장군을 돌아오게 하여라!”
육황자가 불쑥 이 말을 꺼내자, 제 노태야가 답했다.
“폐하, 설마 저의 아들놈이 이후 나라를 배반할까 봐 심려하시는 것입니까?”
“만일 제 장군이 정말로 나라를 배반하려고 했다면, 진작에 그리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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