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8화. 방법
어린 시절, 궁 안에서 자란 영월 군주는 육황자와 사이가 가장 좋았다. 그녀를 친동생처럼 여기는 그가 어찌 그녀가 머나먼 동호국으로 시집가는 것을 참고 볼 수 있겠는가. 하지만 황제의 명이 이미 떨어져 버렸으니, 영월을 구하려는 마음이 있다 한들,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조언옥을 찾아오는 것 말고는 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는 자신이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더욱이 영월의 마음을 흔든 관랑이 그녀를 실망하게 하지도 않으리라 여겼다.
그는 눈동자를 떨구며 찻잔을 들고 차를 한 입 마셨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뗐다.
“폐하께서는 줄곧 동호와 전쟁을 개시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셨지만, 지금껏 마땅한 구실을 찾지 못하셨다. 그런데 이번에 동호인들이 제 발로 그 그물 속으로 걸어 들어왔으니, 폐하께서 이 기회를 놓치실 리 없지. 그래서 화친은 조금도 되돌릴 수 있는 여지가 없는 일이었다.”
육황자의 맞은편에서, 손가락 끝을 찻잔에 가볍게 문지르고 있던 조언옥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그들의 계획을 역이용한다면, 목표에는 다다를 수 있겠지요. 그래도 우리가 열세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어도 주도권은 우리가 손에 쥐어야 할 것입니다. 동호인들이 아닌, 기백 넘치는 대국인 우리 주국의 폐하께서 언제 전쟁을 시작할지를 응당 결정하셔야만 하는 것이지요.”
이에 육황자가 말했다.
“폐하께서도 물론 그렇게 생각하고 계신다. 그래서 화친 행렬에 그 어떤 문제도 일어나선 안 된다고 말씀하셨지. 가장 가능성이 큰 방법은 영월이 동호국에 진입한 뒤, 사람을 보내…….”
‘사람을 보내 뭘 하려는 거지?’
하지만 조언옥은 더는 가늠하지 않았다. 황제라는 위치에서는 모든 생각과 행동이 개인적인 감정과는 무관했다. 모든 것은 오로지 온 천하와 관계된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감히 더는 생각도, 추측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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