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화. 혼인을 사사하다
노태야는 진작에 제완이 오늘 돌아올 걸 알았다는 듯, 일찍부터 방 안에서 차를 음미하며 여유롭게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할아버님.”
제완은 인사를 올린 뒤 그의 곁에 앉았고, 녹지에게서 물 주전자를 건네받아 노태야의 찻잔에 찻물을 더해줬다.
“사람은 찾은 게야?”
노태야는 웃는 듯 아닌 듯 묘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제완은 살짝 민망해져서는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시 자신이 당황하여, 무슨 일이 있어도 조언옥을 찾으러 가겠다고 고집을 피우던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제야 자기가 대갓집 규수가 마땅히 지녀야 할 침착함을 완전히 상실했었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그러나 누가 그런 상황에서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태자 전하를 만났느냐?”
노태야가 재차 질문했다. 전엔 태자가 실종됐다는 전언이 왔는데, 최근엔 회서에서 태자가 식량을 가지고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는 소식이 도착했다.
이에 제완은 이번 여정 내내 발생했던 일들과 알게 된 모든 것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노태야에게 전했다.
“…… 그렇게 돼서 지금 삼사형이 폐하께 보고를 드리러 입궁한 참입니다. 이 일을 폐하께 전부 말씀드릴 것 같아요.”
거의 들리지도 않을 만큼 탄식을 한 차례 내뱉은 노태야의 눈가에는 옅은 실망이 녹아 있었다.
“태자 전하는 다른 누구도 아닌 송가가 해친 것이다.”
송가가 권세를 남용하고 태자를 이용해 황제, 나아가 주국 전체를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을 품었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황제는 송가와 태자를 눈엣가시처럼 여기지도 않았을 것이고, 태자가 그런 성정과 안목을 가지게 되지도 않았을 것이었다.
아마 황제도 크게 실망했을 터였다. 낳아 놓은 아들들이 하나같이 뒤에서 남몰래 아버지의 근간을 흔들어 놓으려고 하고 있는데, 이보다 더 괴롭고 갑갑하지 이를 데 없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이 괴로움과 갑갑함은 황제가 자초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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