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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Fantasi
Peringkat tidak cukup
756 Chs

405화. 내가 직접 할게요 (4)

405화. 내가 직접 할게요 (4)

궁근묵은 당염원의 시선이 닿았을 때, 그리고 시선이 마주쳤을 때 자신을 향해 집중된 간절한 검은 눈동자에 오직 그 자신의 형상이 담긴 것을 발견했다. 그러자 그동안 깊이 가라앉아 있었던 그의 심장이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당염원의 시선은 그로 하여금 먼지로 뒤덮여 있던 기억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본래 그는 자신의 감정도 무뎌졌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저 의도적으로 묻어 두었을 뿐이었다. 그녀는 그저 그렇게 한 번 눈길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그의 가슴을 감정으로 가득 채워 놓았다.

궁근묵이 무슨 말을 하려는 듯 입술을 살짝 움직였다. 그러나 냉담한 시선을 보내며 사릉고홍의 품에 깊숙이 기대는 당염원의 동작에 그는 목구멍 밖으로 차오르던 말을 다시 가라앉히고 소리 없는 침묵을 유지했다.

“흥.”

뒤에 있던 열 명의 모용 가문 제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모용응진이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비꼬았다.

“천한 것.”

몸은 사릉고홍의 품에 안겨 있으면서 눈에는 궁근묵을 담다니, 정말이지 바람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천한 여인이었다.

그런데 모용응진의 입에서 이 글자가 나오자마자 갑자기 뜨거운 바람이 불어왔다. 그리고 그녀의 주변에 있던 열 명의 모용 가문 제자들이 순식간에 모두 얼음 조각으로 변했다.

얼음 조각은 땅으로 떨어지지도 않고 모용 가문의 제자 열 명이 서 있던 자리에 그대로 떠 있었다. 그때 얼음 조각 속에 갇힌 열 명의 모용가 제자들의 옷이 타오르는 듯하더니 피부마저 조금씩 타서 재로 변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모두 이 모습을 보게 되었다.

공중에 떠 있던 사람들의 시야에 이런 장면이 선명하게 잡혔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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