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화. 모용응진의 비극 (3)
그들의 뒤를 따르던 목령아는 이들 짐승과 사람의 대화와 각자의 표정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이따금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입술을 오므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사릉고홍으로 인해 놀란 가슴도 자연스레 진정이 되었다.
전창전 역시 그들의 뒤를 따라갔다. 마지막으로 정신을 차린 수람은 창밖을 돌아보았다. 그러자 일 층 모란대에 모용응진이 막 내려앉는 것이 보였다. 마침 모용응진의 시선이 이쪽을 향했다. 그 눈빛은 부드러운 감정을 머금고 있는 것 같았다. 수람은 가슴이 두근거려 재빨리 눈을 거두고 사릉고홍을 따라가면서 눈살을 가볍게 찌푸렸다.
모용응진이라는 이름의 여인은 그야말로 절색의 미인이었다. 그녀가 미소를 지으면 무언가 부드러운 것이 가볍게 마음에 와닿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수람은 어딘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나, 도대체 어디가 이상한 건지는 말할 수가 없었다. 층계참에서 마주쳤을 때 사릉고홍에게 보인 그녀의 태도에는 어떤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았다. 그 때문에 수람은 자신도 모르게 모용응진을 경계하게 되었다.
그때 문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미인분의 이름은 모용응진입니다. 모용이라는 성씨는 정말 보기 드문데요. 이름은 응진, 응진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절색의 미인일 것 같지 않나요…… 응?”
그는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말 신비로운 분입니다. 신분이며 배경이며 하나도 공개되지 않아 이름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알 수 없습니다. 백화연에 나온 적이 없는 걸 보니, 이분은 신분이 결코 평범하지는 않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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