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1화. 용일의 실체
노을이 드리워졌을 때, 용일과 밖에서 정신없이 뛰어놀던 정공이 드디어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왔다.
고교는 정원에서 약재를 거두고 있었다.
정공은 고교를 보자 단번에 그녀의 품으로 날아왔다.
“교교, 너무 힘들어요!”
고교는 손수건으로 정공의 땀을 닦아주었다.
“그런데도 다음에 또 용일이랑 놀러 갈 거야?”
“네!”
고교는 웃음이 터졌다.
정공은 조그마한 턱을 치켜들고는 목을 내밀었다.
“여기도.”
고교가 정공의 목을 닦아주고 있는데 정공이 무엇인가 떠오른 듯 물었다.
“그런데 교교, 용일은 어째서 멍하게 앉아 있는 거예요?”
고교가 멈칫했다.
그러자 정공이 손가락으로 지붕을 가리켰고, 고교는 정공이 가리키는 방향을 올려다보았다.
용일이 지붕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노을빛을 받고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살랑였고, 훤칠한 키의 그는 부서진 노을 아래 유독 외로워 보였다.
그의 손에는 검은 옥반지가 하나 쥐어져 있었다.
고교는 용일이 자신이 누구인지 생각하고 있다고 짐작했다.
* * *
밤이 깊어졌다.
머리 세 개가 태자부 맞은편의 골목에서 삐죽 튀어나왔다. 가장 밑에 있는 머리는 고승풍, 가장 위에 있는 머리는 용일이었다.
고교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람 한 점 들어가지 못하게 태자부를 꽁꽁 둘러싼 어림군을 보며 눈을 깜빡거렸다.
“음, 사람이 꽤 많네.”
고승풍은 머리가 아팠다.
“정말로 이렇게 많은 어림군을 피해서 태자를 잡아 올 수 있다고?”
세 사람이 아무리 실력이 있다 해도 군부대 하나를 감당하기는 힘들었다.
“누가 태자부에 들어간대? 소구!”
고교가 소구를 부르자, 소구가 허공에서 빙글빙글 돌더니 쓱 하고 태자부로 들어갔다!
해시가 지나자, 태자부 사람들도 하나둘씩 잠이 들었다. 그러나 태자 상관기는 너무 흥분하여 잠을 이루지 못해 서재로 향했다.
팔자가 이렇게 빨리 펼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한순간에 운명이 바뀌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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