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4화. 그 끝
고교는 몸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고는 입 안에 들어간 잡초도 뱉어냈다.
“제가 누구인지 진작 알고 있었죠?”
“그 ‘진작’은 어느 정도 ‘진작’인 거요?”
고교가 잠깐 고민했다.
“지난번 관산에서, 분명 저를 알아본 눈치였어요. 그러나 시골에서 처음 만났을 때, 일부러 덫에 뛰어 들어가 제가 구하러 오기를 기다린 것은 아닌지? 그건 확실하지 않네요.”
“덫에 걸린 것은 우연이고, 당신을 모른 척했던 건 일부러 그런 거요. 내 제자를 입양해 갔는데 어떤 사람인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소? 당신이 사는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고, 함께 사는 가족들을 봤소. 그게 전부요.”
고교는 요진의 앞으로 다가가 고개를 돌려 위아래로 그를 훑어보았다.
지금의 느낌은 전과 다른 것 같았다. 도화안의 사악하고 매혹적인 빛이 사라졌고, 익살스러운 장난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에게는 지금, 무형의 기운이 드리워져 있었다.
고교는 시선을 돌리고는 그가 바라보는 하늘을 똑같이 올려다보았다. 별이 아름답게 수놓은 드높은 하늘이었다.
“그래요. 일단 믿어보죠. 그런데 왜 저를 모른 척했어요?”
고교가 또 물었다.
내게 ‘효도’한다고 시시때때로 그 말썽꾸러기를 데리고 올까 봐 그랬지!
“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익숙지 않소. 낯선 사이로 지내는 것이 편해서. 사람들이 자꾸 찾아오는 걸 귀찮아하오.”
“그 이유도 간신히 받아들일 수는 있죠.”
사실 고교에게는 그 문제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의 말이 진실이든 아니든 상관없었다.
그런데 이제부터 묻는 말은 성실하게 답해주기를 원했다.
“여기가 어떤 곳인지 알아요?”
고교가 고개를 돌려 그에게 물었다.
“연무장(*練武場: 무공을 연마하는 곳)이오.”
답을 하고 난 요진은 고교가 묻는 ‘장소’가 발밑의 공터가 아닌 이 부저라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고교는 몸을 돌려 뚫어지게 그의 옆 모습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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