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3화. 고부
천향각의 장사는 점점 잘 되고 유명해져 매일 저녁뿐만 아니라 낮에도 빈 좌석이 거의 없었다.
서봉선은 너무 좋아서 계속 웃고만 다녔기에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 층의 곁채에서 해바라기 씨를 까던 서봉선은 속으로 ‘내게도 오늘이 오는구나’하고 생각하며 감탄했다.
서봉선이 입꼬리도 채 내리기 전에 여인 하나가 비틀거리면서 천향각 입구에서 넘어졌다.
여인은 일부러 천향각을 찾아온 것이 아니라 지나가던 길이었다.
넘어진 여인은 뙤약볕에서 체력이 조금씩 소진되었고 결국 눈앞이 컴컴해지면서 앞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어머!”
입구에서 호객하던 아가씨들의 안색이 굳어졌다.
“부인! 부인! 어서 나와보세요! 부녀 한 명이 입구에서 쓰러졌어요!”
시녀의 말을 듣고, 서봉선은 해바라기씨를 내려놓고 화려한 치맛자락을 쥐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녀가 입구에 도착했을 때, 시녀들과 아가씨들이 쓰러진 여인을 빽빽하게 둘러싸고 있었다.
“다들 비켜! 비켜!”
서봉선은 손으로 사람들을 해치며 여인의 옆으로 다가가 웅크리고 앉았다.
“죽은 거 아니야?”
“어머. 옷도 다 찢어졌어. 맞아 죽은 건 아니겠지?”
“어떡해! 우리 문 앞에서 죽으면 장사가 안되지 않을까?”
“다들 조용히 해! 조용!”
서봉선이 호통을 치자 주변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런데 이때, 코 고는 소리가 균일하게 들려왔다.
“드렁~ 드렁~”
여인은 바닥에 엎드린 채 곯아떨어졌다.
서봉선과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어이가 없었다.
여인은 볼 한쪽을 바닥에 대고 있었다. 다행히 천향각은 문 앞을 천막으로 가려놓아 뜨거운 햇볕을 막을 수 있었고, 바닥에도 담자를 깔아 딱딱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넘어졌을 때 진작에 다쳤거나 얼굴이 빛에 탔을 것이다.
서봉선이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가린 머리카락을 넘겨 여인의 반쪽 얼굴을 본 후, 찬 공기를 들이마셨다.
세상에나, 어디서 조난당한 선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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