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화. 가면을 쓴 소년
“이랴! 이랴!”
고장경 앞에 앉은 고염은 두 손으로 고삐를 꽉 쥐고 계속 이랴 이랴를 외쳤다.
고염은 자신이 말을 잘 탄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고장경이 말을 통제하고 있었다.
고장경은 우쭐대는 고염의 모습을 보며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고도 묵직하여 시끌벅적한 거리에서도 귀에 잘 들어왔다.
고염이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왜?”
고장경이 여전히 얼굴에 웃음을 띤 채 물었다.
그 웃음에 반한 고염은 멍하니 고장경을 바라보았다.
“형은 웃는 게 매력 있어요.”
고장경은 노후야를 닮아 잘 웃지 않았다. 그가 이렇게 환하고 따뜻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
고장경은 무예가 뛰어나다는 말, 어린 나이에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말은 수도 없이 들었다. 그러나 웃는 얼굴이 매력적이라는 말은 처음이라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랐다.
다행히 고염은 다시 말에게로 주의를 돌리고, 계속해서 ‘기마’를 했다.
“이랴 이랴! 빨리! 아야, 사람 있어. 천천히!”
고장경은 길쭉하고 힘 있는 두 다리로 말을 꽉 조이고, 다리 힘으로 안장까지 조절했다.
망아지 때부터 고장경이 다뤘던 말이라 말과 고장경 사이에는 암묵적인 규칙이 존재했다.
이 성숙한 전쟁마는 이제껏 말발굽으로 수많은 적의 머리를 짓밟았으나, 이제 아이를 즐겁게 하고 있다.
그러니 말도 속으로 답답했을 것이다.
고염은 신이 난 나머지 땀을 흘렸다.
“좀 쉴까?”
고장경은 고염이 너무 힘들까 걱정이 되었다.
“힘들어요?”
고염이 아쉬운 마음으로 고장경을 바라보았다.
“응, 힘들어.”
고장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요. 그럼.”
고염은 고삐를 꽉 쥐고 외쳤다.
“러러.”
말을 세울 때는 ‘러러’가 아니라 ‘워워’라고 해야 했다.
말이 서지 않자 고염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이렇게 세우는 거 맞죠? 러, 러!”
그는 말을 세우려고 다시 고삐를 잡아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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