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2화. 진정한 부부
고장경은 눈살을 찌푸리며 다급하게 이불을 말아 옷장에 넣었다.
원보린도 쪼르르 침상에서 내려가 그의 허리띠를 풀었다.
“뭐 하는 거요?”
고장경의 눈빛이 흔들렸다.
“동방화촉인데 이렇게 가지런하게 입고 있으면 이상하지 않을까요?”
“내가 하겠소.”
원보린은 창문으로 눈짓을 보냈다. 그 위에 두 사람의 그림자가 어려 있었다.
“세자.”
장 유모가 문밖에서 웃는 얼굴로 고장경을 불렀다.
고장경은 손을 놓아주며 원보린이 허리띠를 풀도록 내버려 두었다.
둘이 너무 가까이에 있어 고장경은 그녀의 숨소리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고, 몸에서 풍기는 옅은 여인의 향기도 코끝에서 살랑거렸다.
원보린은 그의 옷을 벗기고 머리의 장신구도 내려주고는 흡족한 듯 말했다.
“됐어요. 조금 흐트러진 모습이네요.”
고장경이 다시 표정을 가다듬고는 장 유모에게 문을 열어주었다.
“유모,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인가?”
장 유모는 옷이 흐트러진 그의 모습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
고장경은 부저에서 시녀도 함부로 가까이하지 않아 고 노부인은 세자가 그쪽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었다.
이렇게 조급해하는 모습을 보니 고 노부인이 쓸데없는 걱정을 한 모양이었다.
그녀가 방 안을 힐끗 들여다보니 원보린은 이미 휘장 안에 누워있었고 하얗고 깨끗한 발만 한쪽 나와 있었다.
어머, 세자가 이렇게 거친 사람이었던가?
방에 돌아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장 유모는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
“해장탕입니다. 따뜻할 때 드세요.”
고장경이 그릇을 받아서는 단숨에 마셔버렸다.
“그럼 나 먼저 잘 테니 조모께는 어서 주무시라고 전해주게. 내일 아침 일찍 문안 인사를 드리러 갈 테니.”
“네, 네, 네!”
장 유모는 빈 그릇을 들고 웃는 얼굴로 가버렸다.
노 부인이 별걱정을 다하시네. 세자가 그쪽으로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면서 기어코 이런 탕을 먹이라고 하시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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