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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화. 새색시

180화. 새색시

용봉쌍촉이 아직 다 타지도 않았는데 붉은색 촛농이 청동으로 도금한 촛대 위에 겹겹이 쌓여 마치 연화좌(*莲花座: 불상이 앉는 연꽃 모양의 자리)처럼 보였다.

육함이 눈을 뜨니 제일 먼저 붉은 휘장이 눈에 들어왔고 희미한 촛불 빛이 보였다. 그는 잠시 멍하게 있다가 옆에 있는 이불에 손을 집어넣었다. 이불 속은 아직 따뜻했고 향긋한 향기가 풍겼다. 임근용의 지분 냄새였다. 휘장 밖에서 들리는 가느다란 물소리에 그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휘장을 젖힌 뒤 밖을 내다보았다.

병풍 뒤에 있는 사람 그림자가 고개를 숙인 채 열심히 세수를 하고 있었다. 그 물소리가 마치 가늘고 견고한 금의 줄로 집요하게 그의 심장을 한 바퀴 한 바퀴 꼼꼼히 감아 꽉 조였다 푸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 자리에 앉아 옷을 입었다.

“아용, 몇 시쯤 됐소?”

물소리가 멈추고 병풍 뒤 사람의 그림자 역시 잠시 조용해졌다가 곧 그녀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시 일각(*寅时一刻: 새벽 3시 15분)이에요.”

육함은 침상에서 내려와 병풍을 향해 걸어갔다.

“아직 이른데 좀 더 자지 않고?”

그가 병풍 앞에 이르기도 전에 임근용이 병풍 뒤에서 걸어 나와 눈을 반쯤 내리깔고 말했다.

“난 몸단장을 해야 하잖아요. 시간이 꽤 걸려요. 시간이 다 돼서 일어나면 늦을 수도 있어요. 당신은 좀 더 잘래요? 내가 깨워 줄게요.”

그녀는 푸른빛이 도는 흰 내의 위에 앵두색 겉옷을 걸치고 버선도 신지 않고 맨발에 연녹색 수면 신발을 신고 있었다. 그녀의 발목은 희고 가늘었으며 긴 머리카락은 풀어헤쳐져 젖은 이마에 몇 가닥 붙어 있었다. 그녀는 눈을 반쯤 내리깔고 있었는데 얼굴이 창백해서 아주 가련해 보였다.

육함은 갑자기 아주 낯선 감정이 들었다. 기쁜 것 같기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 같기도, 마음이 아픈 것 같기도, 또 부끄러운 것 같기도 했다. 어젯밤의 일을 떠올린 그는 가볍게 그녀의 어깨를 잡아 품에 안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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