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화. 태도
반 시진 후, 누군가 청운을 찾아왔다.
손 씨였다.
손 씨는 그대로 약방에 들어왔고, 청운이 바쁘게 일하는 모습을 본 손 씨는 쭈뼛대며 말했다.
“셋째 아가씨, 일하시는 걸 방해했네요.”
청운이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는 무슨 일이 생기면, 할머니께서 직접 저에게 전하셨는데. 이번에는 손 아주머니를 보내신 것을 보니, 할머니께서도 오늘 제가 많이 화가 났다는 걸 아셨나 보네요. 아니면 저와 안방마님이 싸울 걸 아시고 일부러 보내신 건가.”
손 씨는 웃었다. 청운은 똑똑했다. 손 씨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이번일은 손 씨도 맡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노부인의 곁에는 손 씨 말고 마땅한 다른 사람이 없었다.
손 씨는 청운을 쳐다보았고, 청운이 돌아서며 서랍에서 조롱박 병 두 개를 꺼내는 모습을 보았다.
손 씨의 눈이 빛났다. 청운의 마음이 넓다는 칭찬이 저절로 나왔다.
그런데 웃음은 곧바로 사라졌다.
청운이 약병을 들고서 손 씨를 보며 손을 놓았기 때문이었다.
조롱박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손 씨의 가슴도 같이 떨렸다. 이만 냥이었다. 병이 그렇게 깨지니 손 씨의 마음도 아팠다. 청운이 웃으며 말했다.
“이게 제 태도입니다. 손 아주머니께선 번거로우시겠지만, 할머니께 가서 전해주세요.”
약은 청운이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차라리 버리는 쪽을 택하지, 목청유에게는 주지 않을 것이었다.
바닥에 깨진 약을 본 손 씨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셋째 아가씨,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있으신가요?”
청운은 발을 들어 깨진 조롱박 병의 파편들을 멀리 치웠다.
“저도 이미 참을 만큼 참았어요. 만약 할머니와 아버지께서 반드시 다섯째에게 약을 주라고 한다면, 저는 거역하지 않고 주겠죠. 하지만 그때부터 저는 안정후부와 연을 끊을 겁니다.”
청운의 말투는 평온했지만, 눈빛은 결연했다. 그걸 보는 손 씨의 등골이 다 오싹했다. 청운은 농담을 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이번에는 정말로 화를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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