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화. 분가
훤친왕이 관자놀이를 주무르며 말했다.
“만났다 하면 싸우는데 왜 그렇게 만나려고 하는 건가. 빨리 분가해 나가면 볼 일이 없을 테니 싸울 일도 없지 않겠나.”
훤친왕의 그 한마디는 셋째 부인의 급소를 찔러버리고 말았다.
그제야 심모가 셋째 부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뭘 잘못했기에 셋째 숙모님께서 제가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걸 낙으로 삼는다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어떤 점이 그랬는지 알려주시면 고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셋째 부인이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자 노왕비가 실망 섞인 눈으로 그녀를 흘겨보고는 말했다.
“우선 마저 차를 올리도록 하거라.”
그러자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던 훤친왕비가 모처럼 입을 열었다.
“우선 일을 제대로 처리하고 난 후 차를 올려도 늦지 않을 거 같습니다.”
그러자 초환원이 차가운 눈빛으로 찻잔을 들어 심모에게 올리며 말했다.
“형수님, 어머니께서 언연이를 안타까워하셔서 엉겹결에 말이 헛나오신 것입니다. 제가 어머니를 대신해 사죄드리겠습니다.”
초환원이 말을 마치자 조언연도 심모에게 사과를 했다.
“다 제가 부족한 탓이니 형님께서 용서해주십시오.”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받아든 심모는 고 측비에게 시선을 옮긴 후 손에 든 찻잔을 들어 올리더니 손에 힘을 풀었다.
쨍그랑, 소리에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심모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런 걸 바로 찻잔을 떨어뜨렸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둘째 공자께서 대신 사과를 하셨으니 이 일은 넘어가 드리겠습니다만 앞으로는 정확히 보고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매번 이렇게 말이 잘 통하진 않을 테니 말입니다.”
체면이 땅에 떨어지는 기분이 든 고 측비는 얼굴이 새카맣게 질려버렸다. 다년간 쌓아온 안주인으로서의 위엄이 심모가 찻잔을 떨어뜨리는 순간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심모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고 측비를 바라보며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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