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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화. 오만하다

203화. 오만하다

훤친왕부, 임목헌.

훤친왕세자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지붕 위 유리 기와에 누워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때 진목이 아래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세자야, 왕야께서 오셨습니다.”

입에 술병을 갖다 대던 손을 멈칫하더니 훤친왕세자가 몸을 일으켜 세워 앉아 정원 대문을 바라보니 훤친왕이 위풍당당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날카롭게 치켜 올라간 그의 눈썹은 기개가 비범해 보였다.

‘아버지께서 어쩐 일로 임묵헌엘 다 오신 거지?’

궁금하긴 했지만 훤친왕세자는 내려가지 않았다.

훤친왕세자가 높은 곳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걸 발견한 훤친왕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내려오거라. 할 말이 있다.”

그러자 훤친왕세자가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저한테 부탁하실 일이 있어서 오신 거죠?”

한쪽에 서 있던 진목이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왕야께 이런 식으로 말을 하다니 아무리 봐도 세자야는 매를 벌고 계시는 거 같았다.

하지만 만약 왕야께서 정말 세자야께 부탁할 일이 있어 오신 거라면 목적을 달성하기엔 어려워 보였다. 지난번 납채 일로 세자야가 왕야께 여러 번 부탁을 드렸을 때 왕야께서는 세자야를 거들떠보지도 않으셨다. 그러니 세자야가 이번에 아무 일 없는 듯 도와주길 바라신다면…… 어려웠다. 하늘을 오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다.

“썩 내려오지 못하겠느냐!”

훤친왕이 성질을 내며 말했다.

훤친왕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어디선가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번쩍, 하고 나타났다. 훤친왕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이는 그가 말했다.

“세자야, 우선 내려오시지요.”

그를 자세히 살펴보던 훤친왕세자의 미간이 움찔거렸다.

그림자 호위대가 부왕과 함께 그를 찾아온 걸 보니 작은 일이 아닌 것 같았다.

지붕 위에서 몸을 날려 아래로 훌쩍 뛰어내린 훤친왕세자가 진목에게 술병을 건넨 후 나른한 표정으로 물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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