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8화. 주성에 온 홍련 영주 (1)
그 순간, 대장로의 안색이 대나무 잎사귀처럼 시퍼렇게 질렸다. 그는 노여운 마음에 욕설을 퍼붓고 싶었으나, 엉덩이에 얼굴이 짓눌려 소리를 낼 수 없었다.
대장로의 얼굴에 엉덩이를 들이민 우람한 몸집의 사내는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비켜라!”
대장로는 우람한 몸에 짓눌려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하다가, 겨우 비키라는 말을 내뱉었다. 그의 목소리는 분노에 가득 차 있었다. 당장이라도 목소리가 깃든 분노가 용솟음쳐 나올 것만 같았다.
대장로가 비키라고 하자, 푹 하는 소리와 함께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악취가 그의 얼굴을 덮쳤다. 그러자 대장로는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몸집이 우람한 사내가 대장로의 얼굴에 대고 방귀를 뀐 것이다.
자신이 약부에서 이런 식으로 모욕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대장로는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올라 눈꺼풀까지 파르르 떨렸다.
대장로를 깔고 앉았던 이 사내는 다름 아닌 수왕이었다.
“아이고, 미안하군. 조심하지 않다가 떨어진 거요. 절대로 일부러 그런 게 아니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오.”
사내는 대장로의 얼굴에서 엉덩이를 떼면서 느릿느릿하게 말했다. 그는 억울한 표정으로 사과했지만, 그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대장로의 처참한 모습에 모든 사람은 그에게 동정의 눈빛을 보냈다.
과연 약부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함부로 건드려선 안 되는 자들인 모양이었다.
이내 고약운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 한 번 말하겠어요. 오늘 여러분을 여기에 모이게 한 건 여러분과 이 일을 논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 뜻을 통보하기 위해서였어요. 이제부터 이 북가 영지는 제 관할이 될 것이고, 제가 북가 영지의 영주가 될 겁니다.”
고약운의 이 말은 무거운 쇠망치처럼 듣는 이의 머릿속을 크게 때렸다. 줄곧 자유에 익숙해진 사람들인데 어찌 이 여인에게 복종할 수 있단 말인가? 모든 사람은 일제히 침묵을 지키면서 속으로 대책을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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