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7화. 어떻게 여기 있는 거지?
한편, 막성에서 수십 리 떨어진 양국의 국경 부두에 배 한 척이 정박했다. 배에서 내린 네 명의 일행이 천천히 막성으로 향했다.
“이곳이 서북이야?”
유옥생이 사람 하나 없는 부두를 좌우로 살펴보며 말했다. 지금까지 그녀가 봤던 부두는 사람들의 왕래가 활발하고 일꾼들이 바삐 일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의 왕래가 가장 빈번한 국경인 이곳은 짐꾼조차도 네다섯 명인 데다가 일이 없어 한 곳에서 한가히 잡담이나 하고 있었다.
배에서 사람들이 내린 걸 확인한 짐꾼들은 이들에게 다가오거나 인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그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유옥생은 그들의 눈빛이 무엇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저거 딱 멍청한 인간들 보는 표정이네. 여기 오는 사람은 다 멍청한 인간들인가 보구나.’
풍청백이 유옥생의 손을 잡고 부두 역전으로 가며 설명했다.
“여긴 서북이야. 서량이 타지인의 방문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상인들도 여기 와봤자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해. 그러니 당연히 여기 올 리도 없지. 그렇게 점점 황폐해진 거야.”
“원래 변성은 국경을 맞댄 국가에서 함께 관리하는 거 아니야? 왜 서북 국경은 서량의 맘대로 해?”
동남 국경은 각국에서 연 역전에서 각국 상인들과 여행객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도시 전체가 매우 떠들썩하고 활기가 넘쳤다. 물론 그런 만큼 온갖 잡상인들도 섞여 있기 마련이었다. 이런 변성은 각국 사람들이 모두 출입이 가능했기 때문에 자국에서 범죄를 저질러 쫓기는 죄인들이 몸을 숨기는 곳이기도 했다. 해적들도 이런 변성의 안전을 위협하는 잠재적 요소였다.
“여기 부두만 지나면 서량 국경이야. 서량이 타국인이 국경에서 장사하거나 자국인들과 교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서, 다른 나라도 강제로 뭐 어쩔 수가 없는 거지.”
풍청백이 유옥생과 함께 마차에 올라탄 뒤, 위자와 유아까지 모두 착석하자 마부에게 분부했다.
“막성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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