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4화. 똥개 훈련 시키나!
“이 뱀의 독을 따로 빼낼 수 있다면 살려주겠다.”
사내가 보따리를 들고 마을로 향하며 말했다. 그의 말에 천의는 순간 눈동자를 반짝이며 그를 쫓아갔다.
“가능해요, 가능해! 뱀독을 원하신 거였군요? 진작 말씀하시지! 말씀만 하시면 제가 얼마든지 뽑아드릴게요! 배 터지게 드릴게요!”
설홍련의 눈이 서늘하게 번쩍였다.
‘배 터지게? 지금 말로 나를 자극하는 건가? 나한테 복수하겠다는 거야? 뒤끝 있네. 하지만 풍청백에 비하면 별거 아니군.’
설홍련이 어느새 자신의 몸에 딱 달라붙어 환하게 웃는 여인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그렇다고 그녀랑 진지하게 싸울 수도 없으니, 그는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맹수를 다룰 줄 아느냐?”
설홍련이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설홍련이 고의로 두 번째 경기를 무승부로 끝낸 이유였다. 이 마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었던 설홍련은 자신의 예감이 어느 정도 맞았다는 것을 느꼈다.
‘성무족, 특권이 있으며 혈통을 중시함. 이 여인은 독물과 소통을 할 수 있음. 이 모든 게 가리키는 건 단 하나다.’
“그것까진 아니고요.”
그녀가 웃으며 손을 휘저었다.
“맹수들은 저도 어쩌지 못해요. 그냥 이렇게 몸집이 작은 것들만 제 말을 들어요.”
“서량인이 뱀, 벌레, 쥐, 개미를 조종할 수 있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게 진짜였군.”
“그렇지도 않아요. 서량의 평범한 백성들은 이런 걸 할 줄 모르거든요. 성무족과 고의족(蠱醫族)만 그런 기술을 익히죠. 게다가 저희 종족에도 모든 사람이 다 할 줄 아는 건 아니고요. 천부적인 재능에 크게 좌지우지돼요.”
사실 이러한 내용은 외부인에게 누설해서는 안 되는 비밀이었지만, 천의는 자신도 모르게 설홍련을 그렇게 경계하지 않았다. 그녀는 어느새 그가 뒤통수를 칠 사람이 아니라는 알 수 없는 믿음이 생겼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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