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1화. 진짜 사람 미치게 하네!
그날 저녁, 예상대로 유지추는 저녁상에 오지 못했다. 식탁 주변에 유지추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유 노부인이 불쏘시개를 들고 곧장 그의 뒤를 쫓았기 때문이다.
유 노부인이 유지추를 잡으러 가기가 무섭게 유모추는 바로 가장 큰 밥그릇을 꺼내 밥과 반찬 그리고 달걀까지 올려서는 몰래 밖으로 빠져나갔다.
‘일단 숨겨놨다가 할머니가 돌아오시면, 지추 오라버니한테 밖에서 먹으라고 해야겠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어른들은 어이가 없었다.
‘백여우가 지추랑 오래 지내더니 멍청해졌네. 아니, 우리는 눈이 없나? 우리가 이르면 어쩌려고 저래?’
사람들이 서로 눈을 마주치고는 동시에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래. 그냥 모른 척해주자.’
한편, 유지추는 불쏘시개를 들고 자신을 쫓아오는 할머니가 너무 절망하지 않도록 이따금 일부러 속도를 좀 늦추기까지 했다.
유 노부인은 결국 그렇게 마당을 세 바퀴나 돈 후에야 화가 가라앉았는지 돌아가 식사를 했다. 그날따라 그녀는 평소보다 입맛이 돌았다.
유지추는 유 노부인이 더 이상 밖에 시선을 주지 않을 때까지 기다린 후에야 담을 넘어 주방 바깥쪽 구석의 풀더미를 헤쳤다. 그 안에는 아직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그릇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백여우가 후방 역할을 아주 제대로 하고 있네. 나와 완벽한 한 쌍이야.’
유모추가 어른들과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오자, 유지추는 오늘 오후 그녀가 신부 옷을 보며 부끄러워하던 모습이 떠올라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
‘백여우도 올해 열아홉 살이니까 적지 않은 나이네.’
* * *
저녁 식사 후, 유모추가 씻으러 간 사이 유지추가 대청으로 향했다.
그가 나타나기가 무섭게 유 노부인이 그의 귀를 잡아당겼다. 그는 별로 아프지도 않으면서 일부러 아픈 척 소리를 질렀다.
“아야야야! 할머니, 살살 좀요. 손 좀 떼세요. 저 진지하게 할 말이 있어서 온 거예요!”
“이놈의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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