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8화. 맹세할 수 있습니까?

388화. 맹세할 수 있습니까?

주위 사람들도 그녀의 비명을 듣고 서둘러 달려왔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유모추는 유지추의 품에 반쯤 안겨있었고, 양숙청은 혼이 나간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추 아가씨, 왜 갑자기 넘어지셨어요? 보세요. 그러니까 제가 도와준다고 했잖아요. 지추 오라버니가 바로 잡아줬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얼굴이 다 망가질 뻔했네요.”

그 말에 유모추가 입술을 꽉 깨물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어느새 양숙청을 바라보는 그녀의 표정도 싸늘해져 있었다.

“맞아요. 제 몸이 약한 게 문제죠. 제가 건강했으면 아가씨 무릎이랑 부딪혀도 꿋꿋하게 버텼을 텐데 말이에요.”

“그,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제가 언제 밀었다고요? 제 몸이 닿은 적도 없는데!”

양숙청이 억울한 듯 주변 사람들을 쳐다보며 해명했다.

“저 정말 안 밀었어요!”

“아무도 그쪽이 밀었다고 말 안 했어요. 본인 스스로 말한 거지.”

유지추가 어쩔 줄 모르는 양씨 자매를 노려봤다.

“여기는 과수원 말고는 딱히 놀 것도 없습니다. 손님인 두 사람이 밖에서 다치기라도 하면 우리도 난감하니 이만하고 내려가세요.”

“저…….”

그때, 전만금이 양숙청의 말을 끊었다.

“이쯤하고 돌아가시지요. 여기에 온통 미혼 사내들인데, 잘 알지도 못하는 여인들이 함께 있으면 괜히 이상한 소문이 날 수도 있습니다. 여인에게 명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시지요? 괜히 나중에 시집 못 간다고 우리한테 빌붙을 생각은 마세요. 제게는 이미 정혼자가 있으니까요!”

전만금이 대놓고 두 사람에게 눈치를 주자, 양씨 자매가 난감해하며 주변을 둘러봤지만, 다들 그들을 살인자 보듯 쳐다보고 있었다.

결국 양숙청이 눈물을 훔치며 뒤돌아 뛰어갔다.

“언니!”

양숙우도 잠시 주저하다가 결국 그녀를 쫓아갔다.

유지추는 그제야 품에 안긴 여인을 놓아주며 입술을 삐죽거렸다.

“이제 만족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