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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화. 마대 자루를 뒤집어쓴 사람

250화. 마대 자루를 뒤집어쓴 사람

이군월은 유지추가 한 말을 한마디 한마디 다 똑똑히 들었다.

그녀도 조금 전 그가 자신을 도와준 것만으로도 할 도리를 다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조금 전 그 상황이 이씨 저택에서 일어났다면, 아무도 상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아무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 익숙해져 있었던 그녀는 머리로는 이런 사실을 다 알았지만, 이상하게도 그냥 그의 앞에서는 울고만 싶었다.

유지추는 그녀의 울음소리에 머리가 다 지끈거릴 정도였다. 그는 원래 그냥 그 자리에서 한마디하고 돌아오려 했지만, 이군월이 울음을 멈출 줄 모르자 결국 초조한 듯 주변을 서성거리다가 손을 뻗어 그녀의 눈물을 거칠게 닦았다.

“그만 우세요. 제가 복수해주면 될 것 아닙니까?”

“…….”

이군월이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고는 울먹이며 딸꾹질했다.

‘복수해준다고?’

“딸꾹!”

“…….”

유지추가 입가를 파르르 떨며 구시렁거렸다.

“풀더미 뒤에 가서 기다리세요! 조금 이따가 올게요!”

‘염병. 울면서 딸꾹질하는 사람은 또 처음 보네.’

* * *

유지추가 양조장에 다시 돌아왔을 때, 전만금은 이미 양조장 소개를 끝낸 후 중간에 있는 한 작업장 입구에 서서, 아주 여유롭게 상인들이 사업에 관해 물어보는 것에 대답하고 있었다.

유 어르신, 유 노부인, 유지추의 부모님은 전만금을 따라가는 대신 작업장 안의 각종 설비에 더 관심이 있는 듯 계속 행화촌 양조장 설비와 비교를 하고 있었다.

한편, 설청련은 느긋하게 작업장 입구에 기대어 당장이라도 떠날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유지추가 찾던 사람이 바로 설청련이었다.

유지추가 다가가 설청련의 어깨를 부딪치며 물었다.

“심심하지 않아요? 재밌는 곳에 데려다 드릴까요?”

그러자 설청련이 그를 흘끔 쳐다봤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게 하시오.”

“도움이 필요합니다.”

“풉. 관심 없소.”

설청련이 코웃음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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