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화. 사람을 잘 달래다 (2)
금연은 살짝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는 이목청 대인처럼 예의 바르고 온화하며 점잖은 분을 좋아해요. 당당하고 늘 친절하게 웃는 분을 좋아하고요. 알아서 해 봐요.”
정효양은 바로 인상을 썼다.
“그렇게 이 대인을 좋아하시면서 어찌 사위로 모시지 않으셨답니까?”
금연이 그를 째려보았다.
“안 되니까 못했죠.”
이내 정효양은 머리를 긁적이며 조용히 뭔가를 중얼거렸다.
“뭐라고 하시는 거예요?”
금연이 미간을 찌푸리자, 홀연 정효양이 다가와 그녀를 품에 폭 안았다.
“보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군주님은 내가 보고 싶었습니까?”
금연은 깜짝 놀란 와중에 정효양의 산뜻한 숨결이 느껴지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뭐 하는 거예요? 얼른 놔요.”
“말해주기 전까진 안 놓아줄 겁니다.”
정효양은 금연을 더 꼭 끌어안았다.
“곧 어머니 오실 거예요. 우리 집에서 함부로 굴지 말아요.”
“아직 안 오셨잖습니까? 말하면 놓아줄 테니 어서 말해요.”
금연은 화가 나면서도 부끄러워 그를 노려보면서 소리쳤다.
“안 보고 싶었어요! 내가 왜 공자를 보고 싶어 해요?”
정효양은 한껏 고개를 숙여 금연의 목에 얼굴을 파묻었다.
“거짓말하는 거 다 압니다.”
“내가 이런 걸 거짓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아, 정말 안 보고 싶었다니 너무 마음이 아픈데? 그럼 더더욱 대장공주마마께 이 모습을 보여도 아무렇지 않겠습니다.”
정효양은 원하는 대답을 얻기 전까진 절대 물러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에 금연은 결국 한참을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보고 싶었어요. 됐죠? 이제 놔 줘요.”
“그게 보고 싶었다는 사람의 태도입니까?”
정효양은 여전히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럼 어쩌라는 거예요?”
“다정하게 말해달라는 거지.”
금연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결심한 듯 말했다.
“보고 싶었어요.”
정효양은 그제야 만족하며 뒤로 물러나 가볍게 쪽, 입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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