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화. 충심과 효심의 양립
사방화도 문득 옛 기억을 떠올렸다. 우상은 사방화 모친 최옥완을 연모했고, 당시 사방화 외조부 최형, 외숙부 최윤도 우상을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옥완과 사방화 부친 사영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면서, 우상의 사랑은 그렇게 끝이나 버렸다.
과거 얽히고설킨 것들이 오늘날 갈등을 빚어내고 있다는 것에 사방화는 절로 한숨이 나왔다. 좌상과 사방화 고모 사봉의 아들 경가도 같은 줄기에서 비롯된 이야기가 아니던가.
이내 진강이 이목청에게 말했다.
“목청, 2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네가 아버님께 직접 여쭤보는 것이고 나머지는 하늘의 뜻을 따르는 거지. 네 아버님은 조정에선 물러나셨지만, 천하를 누비는 문하생들만 봐도 그간 얼마나 최선을 다해오셨는지 알 수 있다.
절명 이가는 세상에 사라졌고, 형양 정씨도 무너졌지만 이제 효양이 훌륭히 이어받을 거다. 목청, 아버님께 이번 생에 대체 뭘 원하신 건지 한번 여쭤봐라. 지금쯤 아버님께서도 뭔가를 깨달으셨겠지.
하늘의 뜻을 따른다는 건 진옥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거지. 진옥은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지도 못했고, 내우외환에 시달려 제왕의 위엄이 제대로 드러나진 않았으나 장래 최고로 훌륭한 황제가 될 것은 확신한다.”
진강의 담담한 목소리가 이어지는 동안, 이목청은 말없이 입술만 깨물었다.
이내 진강도 해줄 말은 다 끝낸 것인지, 일어나 사방화를 토닥였다.
“방화, 이젠 당신도 쉬어야지.”
사방화도 이 일은 자신이 도와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음을 알기에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우상과 절명 이가에 관한 일은 어디까지나 이목청의 집안일이었다. 우상의 필체로 쓰인 만나면 반드시 죽인다는 서늘한 서신도 이소가 죽은 자리에서 발견됐으니 타인이 뭐라 왈가왈부할 수 있는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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