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6화 즉위일
일주일 후, 사방화가 진환에게 먹였던 약의 기한이 다가왔다.
사방화는 시화에게 진환을 불러오라고 명한 뒤, 정오에 마지막 약을 먹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사방화는 진환의 맥을 짚고는 시화에게 말했다.
“시화, 문을 닫고 종사에게서 찾아낸 벌레가 담긴 그릇을 가져오너라.”
시화는 고개를 끄덕인 후 문을 닫고 사방화에게 그릇을 건넸다.
곧 사방화가 진환을 편안히 앉히고서 말했다.
“눈 감고 검지 손만 내밀어. 그리고 무엇이 느껴지든 절대 두려워하지 마.”
진환은 일주일간 황궁에서 머물며 사방화를 완전히 좋은 사람이라 인지했기에, 얌전히 검지 손만 내밀며 눈을 꼭 감았다.
사방화는 조그만 진환의 손을 가볍게 잡고, 손에서 푸른 연기를 내뿜어 아이의 검지를 감쌌다. 그에 시화가 다급히 외쳤다.
“아가씨! 언신 공자님께서 반년 안에는 절대 매…….”
“기를 쓰지 않고 몸속의 독충만 빼내는 것이니 전혀 지장 없어.”
사방화의 손사래에 시화도 결국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진환의 검지 위로 핏줄 한 가닥이 서더니 손가락 중앙에 작은 구멍을 만들었다. 그러다 핏줄은 천천히 손가락을 더듬으며 순식간에 푸른 연기를 빨아들였다.
드디어 나타난 아주 작은 혈충은 배가 동그랗게 부풀어 통통하니 귀여워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화는 눈만 크게 뜬 채 숨도 제대로 내쉬지 못했다.
사방화는 곧 그릇을 열어 손끝을 가볍게 말아 올렸다. 그러자 푸른 연기가 핏빛을 띤 작은 벌레를 휘감더니 이내 그릇 안으로 쑥, 들어갔다.
그 그릇을 잘 틀어막고 푸른 연기를 거둬들이자 안에선 어렴풋이 반항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방화는 천천히 진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조용히 속삭였다.
“이제 눈을 떠도 돼.”
진환은 눈을 떴다가 사방화가 든 그릇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이제 다 나았으니 어머니께 돌아가도 되겠네. 사람을 보내 어머니께 데려다주도록 해줄게.”
사방화가 웃으며 말했다.
“떠나기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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