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섣달그믐달 (3)
“너희들은 어서 사방화를 도와 황궁으로 갈 채비를 하거라.”
사묵함의 분부를 따라, 시화와 시묵이 재빠른 동작으로 시중을 들기 시작했다.
“나는 먼저 조부님께 가 있겠다.”
사묵함이 말했다.
“네.”
대답을 들은 사묵함이 몸을 돌려 해당원을 나갔다. 누이동생이 충용후부에 돌아온 것이 못내 기쁜 것일까. 어쩐지 그의 발걸음이 오늘따라 매우 가벼워 보였다.
사방화는 얼굴을 씻은 후, 품속에서 환으로 된 약을 꺼내 입안에 넣었다.
잠시 후 그녀의 얼굴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시화와 시묵이 놀란 표정으로 사방화를 쳐다봤다.
사방화는 거울 앞으로 걸어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봤다. 약 기운이 퍼지며 사방화의 이목구비 중 어떤 부분은 커지고, 또 어떤 부분은 작아졌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더 이상 사방화의 얼굴에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윽고 시녀 청음과는 완전히 다른 용모가 거울에 비쳤다.
검고 곧은 아름다운 눈썹과 맑고 빛나는 눈, 그리고 하얀 피부에 홍조어린 얼굴. 사방화 본래의 눈부신 용모가 거울 속에서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깜짝 놀란 시화와 시묵의 입이 떡 벌어졌다.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엄격한 교육을 받아 표정관리에 능숙했음에도 지금만큼은 결코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세상에 이런 놀라운 약이 존재했다니. 마치 손가락을 튕기자 얼굴이 변하는 기이한 술법을 보는 것만 같았다.
사방화는 천천히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살핀 뒤,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돌렸다.
* * *
시화와 시묵은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얼른 고개를 조아렸다. 사방화가 그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무 조심스러워 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 이후로 너희들은 나의 사람이다. 내 명령을 잘 따르면, 너희들을 힘들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네, 아가씨!”
“너희들은 역용술(*易容術: 분장술)을 처음 보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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