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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3화 천령산을 무너뜨리다



723화 천령산을 무너뜨리다

영친왕은 한참을 둘러봤지만 결국 진강을 찾지 못했다.

“어딜 간 거냐?”

그렇게 그가 임칠과 옥작을 향해 묻자, 옥작이 나서서 답을 올렸다.

“오늘 아침까진 방에 계셨다만 언제 나가버리신 건지 모르겠습니다. 조금 전 임칠과 방을 청소하러 들어오고 난 후에야 안 계시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무도 따라오지 못하게 한 것이냐?”

옥작은 조용히 고개만 내저었다.

영친왕은 다시 영친왕비를 바라보았다.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절 그렇게 보지 마세요. 충격을 받은 통에 문을 걸어 잠그고 아무도 만나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야 뭔가 마음을 바꿨는지 나간 것 같네요.”

영친왕비의 답에, 좌상이 말했다.

“왕부에도 흑자초가 없는 데다 소왕야까지 안 계시다니. 왕야, 우선 급히 궁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습니다. 각 부의 상황을 살펴보고 정말 흑자초가 없다면 방법을 고안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절대로 태자전하께 큰일이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맞는 말이오!”

영친왕과 좌상은 다급히 낙매거를 나가 마차를 타고 황궁으로 향했다.

그들이 떠난 후 영친왕비도 막 본원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담벼락으로 뛰어 들어오는 검은 그림자 하나를 마주쳤다.

인기척에 고개를 돌려보던 그녀가 이내 화색을 띠었다.

“강아!”

진강도 담벼락을 넘어왔다가 마당에 있던 영친왕비를 발견했다.

“어머니!”

영친왕비는 서둘러 다가가 그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검은 옷을 입은 아들에게선 순간 피비린내가 올라왔고 그녀는 안색이 크게 변했다.

“또 다친 것이냐!”

진강이 손을 내저었다.

“다른 이의 피 입니다.”

“정말이냐?”

“네.”

“어서 방으로 들어가자!”

영친왕비는 문을 열라 손짓하며 진강과 함께 방으로 들어섰다.

* * *

진강은 화당에 다다라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곤 계속해서 안쪽으로 향했다.

“이건 무엇이냐?”

영친왕비가 핏자국이 묻은 그 물건을 의아하게 바라보며 물었다.

“문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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