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화 200년 전
충용후, 최윤, 사임계는 어느새 경성을 떠날 채비를 마쳤다.
사방화와 진강은 자리에 남아 가족들과 조금 더 담화를 즐기다가 결국 충용후에게 떠밀려 충용후부의 대문을 나섰다.
사방화는 곧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충용후부의 금빛 현판을 돌아보았다. 마음이 미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의 모습에, 진강도 곁에서 가만히 사방화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조부님께서 돌아가시고 별일이 없으면 다신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사방화의 커다란 눈망울은 어느새 촉촉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진강은 그런 그녀와 눈을 맞추며, 다정한 미소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친정으로 돌아갈 생각을 않는 부인인데 이보다 더 감사한 일이 어디 있겠소. 앞으론 마음 편히 낙매거에 머무시오. 낙매거야말로 당신의 집이오.”
“우리 집이 아니고요?”
사방화가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렇지, 우리 집이지.”
진강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사방화는 그의 허리를 끌어안고 따뜻한 품에 기대 나지막이 말했다.
“진강.”
진강이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백주대낮에 이리 껴안고 있다니, 누가 보기라도 할까 신경 쓰이지 않소?”
사방화가 고개를 내저었다.
“상관없어요.”
“언제부터 우리 부인 낯짝이 나보다 더 두꺼워진 건지, 이를 어쩐다…….”
진강이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렸다.
사방화는 고개를 들어 그를 째려보다가, 순간 주위의 시선이 느껴져 겸연쩍게 그의 품에서 물러났다.
이윽고 두 사람은 함께 마차에 오르고, 마차의 휘장 아래선 시화와 시묵이 입을 가린 채 몰래 웃고 있었다.
* * *
마차는 곧장 충용후부를 떠나 영친왕부로 향했다.
진강은 나른한 듯 등받이에 몸을 기댔고 사방화는 언제나 그랬듯 그의 다리를 베고 누워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
진강은 따스한 눈길로 사방화를 내려다보며 그녀의 눈을 비롯해 얼굴 전체를 천천히 어루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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