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1화 두 사람의 일 (1)
얼마 지나지 않아 해주탕을 다 마신 진강이 빈 그릇을 건넸다. 춘란은 곧장 빈 그릇을 받아들고 웃으며 말했다.
“소왕비마마의 시녀들도 조금 전에 모두 들어왔고, 임칠과 옥작 공자님도 정원에 있습니다. 소인도 여기서 밤 동안 자리를 지킬 테니 필요하시면 곧장 분부를 내려주십시오.”
사방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수고 많았어. 춘란.”
춘란은 예를 차린 후 빈 그릇을 들고 방을 빠져나갔다.
방문이 닫힌 후, 사방화는 다시 진강을 돌아보며 말했다.
“술만 드시고 음식은 아무것도 못 드셨죠? 먼저 이거라도 좀 드세요.”
진강은 고개만 끄덕일 뿐 꼼짝도 하지 않았다. 결국 사방화는 부축해 진강을 일으킨 뒤, 의자에 앉히고 젓가락을 내밀었다. 진강은 또 젓가락을 받지 않아서 사방화가 다시금 그를 쳐다보았다.
“먹여 드려요?”
진강은 잠시 말이 없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방화가 채소를 집어 주자 진강은 또 곧잘 받아먹었다. 그러나 다시 또 집어줬을 땐 진강은 천천히 고개를 흔들며 사방화를 바라보기만 했다. 사방화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집어든 채소 반찬을 본인이 먹었다. 그런 뒤에 또 진강에게 집어주자 또 말없이 잘 받아먹었다.
사방화도 같이 먹길 바라는 뜻이었던 듯했다. 이리 사이좋게 한입씩 나눠먹으니 식탁 위 음식도 거의 절반이 다 사라졌다. 진강도 이제 고개를 저으며 더 이상은 먹지 않았다. 사방화는 이내 젓가락을 내려놓고 일어났다.
“혼자서 씻으실 수 있겠어요? 옷을 찾아 드릴게요.”
진강은 말없이 식탁 위에 있던 술잔을 들어 한 잔을 사방화에게 내밀었다.
사방화는 잠시 멈칫하다 성혼주의 의미임을 알고는 곧바로 받아들었다. 그런데 진강이 돌연 천천히 사방화의 팔을 감싸왔고, 사방화는 너무 놀란 나머지 그대로 가만히 멈춰 버렸다. 심장이 다 멈춘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한동안 멍하게 있던 사방화도 곧 천천히 진강에게 술잔을 건넸고,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술잔을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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