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화 그녀와의 혼인 (1)
“어허, 거기 공자들, 조심하게나. 진강이 청음을 보물처럼 여기고 있음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누구나 청음을 그렇게 쳐다볼 수 있는 게 아니네. 청음을 그리 함부로 보다가는 진강 공자의 화를 불러올 수도 있어.”
연석이 넋 놓고 있는 친우들을 향해 경고의 말을 건넸다.
그에 왕무는 기침을 하며 시선을 피했고, 정역 역시 멍한 표정을 재빨리 거두며 미소로 눈길을 돌렸다.
허나 진경만은 여전히 그녀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한참을 바라보다가 진강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진강 형님, 청음 아가씨가 검을 던져 하얀 여우를 잡았다 하던데, 진짜인가요?”
“그렇다.”
진강이 자리에 앉으며 대답했다.
“그 여우는요?”
진경이 물었다.
“자색 담비와 함께 밖에서 놀고 있지.”
진강이 부드러운 말투로 답했다.
“방금 전엔 보지 못하였는데요?”
진경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고 정원을 둘러봤다. 그리고 문 앞에 있던 청언에게 물었다.
“청언, 담비와 여우가 어디 갔지?”
“후원에 있는 눈을 아직 치우지 않았기에, 거기서 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곧, 청언이 진강을 쳐다봤다. 그러자 그가 진경에게 말했다.
“일단 식사부터 하지.”
“싫어요! 진강 형님, 제가 하얀 여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계시잖아요! 살아있는 여우를 보고 싶어요.”
진경은 여우가 보고 싶은 마음에 조바심이 났다. 결국, 살짝 인상을 쓰던 진강이 물을 따르고 있는 사방화를 향해 분부를 내렸다.
“청음, 8황자마마를 모시고 가서 여우를 보여줘라!”
사방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전자를 내려놓고 방을 나갔다.
진경이 매우 기쁜 기색을 띠며 황급히 그녀의 뒤를 쫓았다. 그에 연석이 눈을 크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진강을 쳐다봤다.
“진강, 예전엔 청음을 한시도 곁에서 떠나지 못하게 하더니, 오늘은 왜 진경과 단둘이 보내는 건가? 혹, 진경이 청음을 연모하게 될까 두렵지 않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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